유엔총회서 세번째 정상회담…약식회동 예상 깨고 30분간 대화
대미투자 진전에 성사…파병 논의 없어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미국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핵추진잠수함,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안보 협력을 심화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재확인하며 이 대통령과 긴밀한 소통을 해나가기로 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뉴욕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미 정상이 이날 오후 7시20분부터 약 30분 동안 회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 정상회담은 지난해 8월 워싱턴, 지난해 10월 경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전날 뉴욕에 도착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은 당초 짧은 시간의 면담이나 약식회동 등이 거론됐으나 예상을 깨고 정상회담 형태로 성사됐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막판 진통을 겪던 양국 정부의 대미투자 사업 논의가 최종 합의 단계에 이르면서 이날 오전에야 전격적으로 개최가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최근 양국 간 전략투자 사업 논의가 큰 진전을 이룬 것을 환영했다. 양 정상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공동 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를 토대로 핵추진잠수함,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조선업, 전작권 전환 등의 분야에서 한·미 간 협력을 한층 심화시키고자 하는 공동의 의지를 확인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방위비 증액을 포함해 한국 정부가 한반도 방위에 더 많은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고, 그 연장선에서 “핵잠 논의가 빨리 가속화되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급 간 후속 협의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전작권 전환에,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업 협력에 특히 시간을 할애해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국 측에 전작권 전환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많이 설명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많이 이해를 하게 됐다”며 “(전환) 조건을 충족해가며 가급적 빨리 마무리 지었으면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한·미 간 정상 차원에서 전작권 전환 논의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업 협력에 많은 관심을 내비치며 한국의 선박 건조 능력에 특히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대화도 회담 의제에 올랐다. 한·미 정상은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로서 대화의 물꼬를 트고, 한반도에 지속 가능한 평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해 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고, 이 대통령은 북·미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는 데 기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하겠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로 잘 지내고 있다”고 답했다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이 대통령은 24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한·중관계를 포함한 역내 정세에 중요하다며 미·중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했다.
이번 회담에서 양 정상 간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에 관한 논의는 없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여러 이슈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이에 대한 특별한 언급이 양측으로부터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은 뉴욕의 한 호텔에서 개최된 유엔총회 리셉션 도중 호텔 내 별도의 장소에서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 만나 “영부인 잘 계시느냐. 골프를 한번 해야 하는데”라며 인사를 건넸다. 회담을 마칠 때에는 이 대통령이 오는 12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언급하며 “거기서 같이하면 좋겠다”고 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번 정상회담에는 한국 측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과 위 실장이 배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 4명이 배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