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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 컬럼> 8월의 초록 잎사귀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

김동찬 (뉴욕 시민 참여센터 대표)

눈부신 태양이 온 대지를 뜨겁게 달구는 8월이다. 한여름은 모든 생명이 더 높이 뻗어 오르기  위해 치열한 숨을 내쉬는 계절이다. 견디기 힘든 폭염과 거센 소나기는 나무와 들판을 지치게  하지만, 그 고통은 생명을 꺾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욱 크게 자라게 하기 위한 자연의 과정이다.
뜨거운 바람에 흔들리는 초록 잎사귀는 더욱 짙은 녹음을 만들고, 가지는 더 단단해진다. 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있었기에 가을의 풍성한 열매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우리의 삶도 다르지 않다. 지금 흘리는 땀과 견뎌내는 시련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성장의  통증이다. 가장 뜨겁기에 가장 아름답고, 가장 아프기에 더욱 단단해지는 것이 생명의 이치다.  그래서 한여름은 고통의 계절이면서 동시에 희망의 계절이다.
인류의 역사 또한 이러한 자연의 질서를 반복해 왔다. 전쟁과 기근, 전염병과 자연재해는 수많은 사람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지만, 인류는 그 경험을 기록하고 연구하며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문명을 발전시켜 왔다.
역사는 단순히 과거를 기억하기 위한 기록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교과서다.

많은 역사학자와 미래학자들은 지금을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 기후변화, 지정학적 갈등이  동시에 진행되는 인류 문명의 거대한 전환기로 평가한다. 이러한 격변기는 역사적으로 결코 평화롭게 찾아오지 않았다. 기후 변화와 흉년, 전염병, 전쟁이 겹치면서 대규모 인구 이동이 발생했고, 기존 질서는 흔들렸다. 때로는 국가가 무너지고 문명이 사라지기도 했으며, 수많은  희생 끝에 새로운 질서가 세워졌다.

오늘날 우리는 또 하나의 전환기를 지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국제사회의 군사·경제적 지원이 확대되면서 강대국 간 대리전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인하여 중동의 긴장이 계속되며 세계 경제와 에너지, 곡물 공급망은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세계가 촘촘히 연결된 지금, 어느 한 지역의 전쟁은 더 이상 그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쟁의 충격은 물가와 생활비, 일자리와 투자, 우리의 일상에까지 이어진다.
역사는 또 하나의 사실을 보여 준다. 전쟁과 극심한 안보 위기는 국가로 하여금 안보를 최우선 가치로 삼게 만든다. 그 과정에서 개인의 자유와 인권, 소수자의 권리가 뒤로 밀리는 일은 반복되어 왔다. 국가를 위한 희생이 강조될수록 사회는 적과 아군으로 나뉘기 쉽고,  다양성보다는 획일성이 요구된다.

미국 역시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국제질서의 변화와 안보 환경의 긴장 속에서 국가의 이익과 국경 관리, 안보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일수록 이민자 사회와 소수계 공동체는 법을 존중하고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더욱 성실히 지켜야 한다. 감정이나 소문보다 정확한 정보에 귀를 기울이고, 변화하는 제도를 이해하며 스스로를 보호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리고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삶을 지키는 가장 평화롭고 강력한 방법은 참여다. 투표는  단순히 정치인을 선택하는 행위가 아니라 공동체의 미래를 결정하는 시민의 책임이다. 참여하지 않는 시민의 목소리는 쉽게 사라지지만, 참여하는 시민은 사회의 방향을 바꾸는 힘을 갖는다.

한여름의 뜨거운 바람 속에서도 초록 잎사귀는 포기하지 않는다. 더 짙어지고 더 단단해져 마침내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 우리 역시 문명의 한여름을 지나고 있다. 지금의 혼란과 불안이 새로운 성장으로 이어질지, 더 큰 위기로 이어질지는 결국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뜨거운 계절을 견뎌 낸 나무가 풍성한 가을을 맞이하듯, 오늘 우리의 책임 있는 참여와 성숙한  시민의식이 내일의 미국을, 그리고 우리 한인사회의 미래를 더욱 푸르고 단단하게 만들어 갈  것이다. (동찬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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