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지난해 비자거부율 24.73%
2008년 이래 최고치, 트럼프 행정부 강경 이민정책 영향
미국을 방문하려는 한국 국적자의 방문비자(B1·B2) 거절률이 20% 넘게 폭등하며 한국의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가입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자 신청자 4명 중 1명 꼴로 문턱을 넘지 못한 것으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연방국무부가 최근 공개한 2025회계연도 국가별 방문비자 거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관광이나 비즈니스 목적으로 미국 방문비자(B1, B2)를 신청한 한국인에 대한 비자 거부율은 24.73%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의 비자 거부율 14.97%와 비교해 불과 1년 만에 무려 9.76%포인트 급등한 수치이다.
특히 이번 기록은 한국이 2008년 11월 비자면제프로그램에 가입해 전자여행허가(ESTA) 제도를 본격 도입한 이후 기간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다.
한국인의 미국 방문비자 거부율은 2020년 8.46% 수준이었으나, 코로나 19 팬데믹 사태 직후인 2021년 18.03%, 2022년 17.38%로 올라선 뒤 2023년 14.44%, 2024년 14.97%를 기록하며 10%대 중후반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2025 회계연도 들어 24.73%까지 치솟으면서 2020년 대비 3배 가깝게 급증했다.
주변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 볼 때도 한국의 수치는 유독 눈에 띄는 상승 폭을 그렸다. 일본의 경우 같은 기간 거부율은 5.68%로 전년(5.76%) 대비 소폭 하락하며 한 자릿수의 안정적인 수치를 유지했고, 중국 역시 20.21%로 전년(25.37%)보다 5.16%포인트 하락해 개선세를 보인 반면 한국만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냈다.
방문비자 발급 거부 사유는 미국 측에서 공개하지 않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다만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단속 기조로 미국 내 이민 문제가 첨예한 정치 현안이 되면서 전반적인 비자 심사 기준 강화와 체류 목적 입증 요구가 까다로워진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비자면제국 지위 유지를 위해선 더욱 주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미국 정부의 비자면제국으로 지정되거나 유지하려면 대개 3%대의 낮은 비자거부율을 보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 한미 비자면제 프로그램(VWP)시행 이전의 한국인 방문비자 거부율은 3~4% 수준에 머무르면서 2006년 3.6%, 2007년 4.4%, 2008년 3.8% 등을 유지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