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역 공습 위협 상존, 안전 확보 어려운 점 등도 고려”
북한군 포로 갈등에 주우크라대사 소환 이후 추가적 항의 조치
북한군 포로 송환 사실이 공개된 후로 우크라이나와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주우크라이나 대사관의 공관원 절반 가량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주우크라이나 대사 소환 조치 이후에도 우(크라이나)측의 전향적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역에 걸친 공습 위협이 상존하여 안전 확보가 어려운 점 등을 고려, 공관원 일부 철수를 결정하였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공관원)철수 시에도 대사대리를 중심으로 양국 간 필요한 외교 소통은 지속할 예정이다”라며 “아울러 영사 업무 인력은 전원 잔류하여 계속해서 재외국민 보호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우리 정부의 입장을 이미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 우크라이나 측에 전달했고, 그런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도 전향적 조치가 없다고 판단해서 이런 조치를 마련하게 됐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전역에 걸친 공습 위험도 상존하는 상황도 생각해서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루어진 결정”이라고 했다.
박 대변인은 일부 공관원 철수 외에 다른 조치를 검토 중인지를 묻자 “조치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저희는 기본적으로 한-우 양국 간의 원만한 협의를 통해서 원만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게 목적”이라며 “그러기 위해서 우리 측이 그동안 요청해 왔던 사안에 대해서 우측이 그것에 대해서 진정성을 갖고 전향적인 조치를 취하고 그다음에 양국 관계의 발전을 위해서 논의하는 그런 단계로 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현지 교민의 철수 여부에 대해 박 대변인은 “우리 잔류 교민들께서는 스스로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고, 주우크라이나대사관 일부 직원 철수 시에도 대사대리든 필수 인력 전원은 현재 잔류한다”며 “계속해서 재외국민 보호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우크라이나대사관은 현지 우리 국민들과 연락체계를 지속 유지하면서 안전 공지를 수시로 전파하고 일일 안전 점검, 대피 희망 시 필요한 지원 제공 등의 안전 조치를 지속 시행할 것”이라며 “따라서 우리 교민들과의 여러 가지 소통 채널을 통해서 의견을 교환하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데 아마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공관원 일부 철수 결정은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 문제를 둘러싼 외교 갈등으로 정부가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8일 소환하기로 결정한 후 나온 추가적인 항의성 조치다.
공관원 인력 절반 가량이 철수할 예정이며, 윤지완 주우크라이나 대사대리가 잔류해 대사관 업무를 총괄할 예정이다.
과거에도 2015년 주리비아대사관 철수, 2021년 주아프가니스탄대사관 철수 사례가 있었으나 당시에는 현지 안보 상황을 감안해 철수가 결정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경우와는 재외국민 보호와 외교 채널 등 필수 인력이 잔류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라고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4년 넘게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번 철수 결정이 내려지게 된 직접적 안보 위협 계기에 대해 이 당국자는 “최근 미사일 등 무차별적 공습 위험이 증가했고 방공망이 사실상 붕괴된 상태이며 공관원의 안전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위험 수준을 면밀히 평가해 공관 보호와 영사 기능의 효율적 배분을 위해 필수 인력을 제외한 공관원 철수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라며 구체적인 공관원 철수 시점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역에는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가 발령돼 있는 상황으로, 우크라이나에 머물고 있는 교민은 85명 정도다. 또다른 당국자는 교민들을 대상으로 다시 대피 수요 조사를 시행해 교민들이 모두 대피한 뒤 철수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미 우크라이나 측에도 소통 채널을 통해 공관원 일부 철수 결정에 대해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 측의 명확한 설명과 사과, 재발 방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복귀 조건에 대해 “안전 상황과 우크라이나 측의 전향적 조치에 대한 진전 등 조건이 되면 복귀해서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조치가 없을 경우 다시 복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유엔 총회에서 북한군 병사 2명을 한국에 송환했다고 공개하면서 갈등은 불거졌다. 우리 정부는 비공개 합의를 위반했다며 주한 우크라 대사를 초치하고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하다 지난 8일에는 박기창 주우크라이나대사를 소환 조치했으나 갈등은 장기화되고 있다.
외교부는 이번 외교 갈등 사안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 등은 별개라는 입장은 유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