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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 컬럼> 11월 중간선거, 어떤 기준으로 투표소로 향해야 하는가

김동찬 (뉴욕 시민참여센터 대표)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의 공기는 사뭇 무겁다. 거리를 채우는 정치광고와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유권자인 우리는 매일 선택을 강요받는다.  솔직히 말해, 어떤 유권자는 철저히 당파적 입장에 따라 투표하고, 어떤 유권자는 미디어가 증폭시킨 자극적인 이미지에 흔들리며, 또 어떤 유권자는 오직 ‘내 지갑이 조금이라도 나아졌는가’라는 단기적 척도로 투표장을 찾는다.

그러나 지금 미국이 직면한 현실은 과거의 관성적인 투표 행태를 넘어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첫째, 민주주의 제도의 안정성, 둘째, 경제·물가 구조의 근본적 변화, 셋째, AI와 기술 환경이 초래하는 사회적 위험이라는 거대한 파고 앞에서, 미주 한인 유권자들은 과연 어떤 눈으로 이번 선거를 바라봐야 할까.

그래서 당파성이나 미디어가 만든 허상을 넘어, 우리가 이번 11월 투표에서 반드시 품어야 할 세 가지 핵심 관점을 짚어보아야 할 것이다.
첫째, 민주주의 발전의 입장에서 미국은 여전히 선거가 치러지는 민주주의 국가이지만, 그 뼈대를 지탱하는 ‘제도적 신뢰’는 심각한 흔들림을 겪고 있다. 의회의 극단적 분열로 입법 기능은 마비되고, 사법부와 행정부에 대한 신뢰는 하락했으며, 소셜 미디어의 알고리즘은 우리를 진영별로 가두어 타협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미주 한인 유권자들이 민주주의 발전의 관점에서 투표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우리는 미국  사회의 소수자이자 이민자로서, 법치의 공정성과 견제와 균형(Checks and Balances)이라는 민주적 안전장치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특정 정당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아니라, “이 후보와 정당이 미국의 민주적 절차와 투명성을  존중하는가, 아니면 갈등을 부추겨 제도를 망가뜨리고 있는가”를 심판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

둘째, 눈앞의 불황을 넘어선 실질적 대안 즉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이다. “어느 시대나 문제는 있었다”고 말하지만, 지금 미국이 직면한 경제 구조 변화는 그 결이 다르다.
주거비와 필수 생활비의 폭등, 임금과 물가의 괴리, 그리고 AI와 자동화가 급격히 재편하는  노동시장은 평범한 가정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

유권자로서 우리는 미디어가 쏟아내는 현란한 정치 공방 뒤로 물러서서, 후보들이 내놓은 정책이  ‘지금 당장 우리 삶의 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미래의 불확실성을 방어할 실질적 대안을 담고 있는가’를 냉정하게 따져물어야 한다. 내 지갑의 사정만을 탓하는 단기적 분노 투표가 아니라,  세대와 이민자 커뮤니티의 장기적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입법 능력을 가진 일꾼을 가려내야 한다.

셋째, 공동체의 결속으로 더 나은 미국의 미래를 향한 연대를 하고자 하는지 AI와 디지털 정보 환경은 편리함을 주지만, 동시에 허위정보와 딥페이크로 사회적 불신을 증폭시키고 공동체를 갈라놓고 있다. 기술 패권 경쟁과 안보적 위협 속에서 미국 사회가 파편화될수록, 한인 이민자 사회가 고립되지 않고 미국이라는 거대한 공동체 속에서 어떤 미래를 그려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져야 한다.

우리의 한 표는 단순히 ‘나 혼자 잘살기 위한 방어’여서는 안 된다. 다음 세대의 한인들이 살아갈 미국, 그리고 다양한 배경의 시민들이 함께 신뢰하며 살아갈 수 있는 더 나은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선택이어야 한다. 이웃과 소통하고, 가짜뉴스의 가림막을 걷어내며,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제시하는 후보자와 세력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하는 이유다.

결론, 방관자가 아닌 ‘주체’로서의 투표 참여를 해야 한다.  선거철이 되면 정치권은 우리를 갈라치기 하고, 미디는 자극적인 프레임으로 판단을 흐리게 한다.  그러나 미주 한인 사회는 이제 이민 역사의 깊이만큼이나 성숙한 정치적 안목을 가지고 있다.

이번 11월 중간선거는 단순히 바람에 휩쓸려 던지는 표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가치를 바로 세우고, 산적한 위기를 해결할 실력 있는 자를 뽑으며,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주체적인 행동이어야 한다. 투표소 안에서 우리는 그 누구도 아닌, 스스로의 미래를 결정하는 가장 강력한 주권자가 되어야 한다. (동친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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