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성 (평론가, 전 브루클린 한인교회 부목사)
지난달 30일 이지스 함인 대호김종서함이 진수되었다. 진수되었다 함은 배가 건조가 끝나 바다로 나갔다는 뜻이고, 아직 해군에 배치되지는 않았다. 군함은 건조가 끝나 진수되면 바다로 나가 모든 시스템을 점검한다. 점검 결과 결함이 발견되면 수리하고 다시 점검한다. 이 모든 점검절차가 끝나고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해군에 인도되어 실전 배치된다. 김종서함은 각종 시험평가를 거친 후 내년 말에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지스 함이란 무엇인가? 먼저 ‘이지스’라는 말의 뜻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이지스는 신들 중 최고의 신인 제우스가 가지고 있는 방패 아에기스(Aegis)의 영어식 발음이다. 최고의 신인 제우스의 방패는 모든 것을 방어할 수 있는데, 심지어 폭풍도 방어할 수 있는 신의 방패이다. 이지스는 제우스의 방패처럼 모든 것을 방어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이다. 즉 이지스 함은 무적의 방어용 체계를 갖춘 함정이란 뜻이다.
그렇다면 이 방어체계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미국의 록히드 마틴이라는 회사가 있다. 이 회사가 방어체계를 만들고 이름을 이지스라고 붙였다. 제우스의 방패처럼 모든 것을 방어할 수 있는 완벽한 방어체계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 시스템은 원래 RCA와 GE의 방산 분야에서 만들던 것이었는데 록히드 마틴이 접수해서 완성했다. 록히드 마틴은 레이시온으로부터 각종 레이더를 납품받아 이 시스템을 완성한다.
그래서 이지스 함이란 좁은 의미에서 말한다면 록히드 마틴의 이지스 시스템을 장착한 구축함, 또는 순양함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에 있는, 그것도 매우 가까운 나라들만 이 함을 보유할 수 있다. 록히드 마틴이 미국 정부의 허락을 받아 이 시스템을 수출해 주지 않으면 보유가 불가능하다.
이런 연고로 이지스 함은 공격보다 방어에 특화되어 있다. 물론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같은 공격형 무기도 탑재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방공 시스템이다. 방공 시스템의 대명사가 바로 이지스 시스템이다. 이는 레이더 정보와 기타 여러 정찰 정보들을 통합적으로 관리하여 다가오는 위협을 사전에 제거하고 다양한 공격 체계들과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적의 공중공격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이지스 시스템을 갖춘 이지스 함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당연히 미국이다. 알레이버크 급이라는 구축함 전원을 이지스 함으로 보유하고 있는데, 총 보유대수는 90여 척에 이른다. 두 번째로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는 일본으로서 10여 척의 이지스 함을 보유하고 있다. 세 번째로 많이 가진 나라가 우리나라로서 세종대왕급 3척과 한 단계 더 올라간 정조대왕급 3척 등 모두 6척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보유하고 있어 전 세계에서 이지스함 보유국은 5개국에 불과하다.
그런데 러시아와 중국이 보고만 있을 리가 없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미국의 이지스 시스템과 유사한 전자 장비들을 개발해서 자신들의 구축함과 순양함에 장착하고 있는데, 러시아보다 중국이 더 많은 함정을 보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넓은 의미로 러시아와 중국도 이지스함 보유국의 대열에 넣어 주기도 한다.
그러나 과연 러시아와 중국의 시스템이 미국의 이지스와 맞먹을 정도가 되는지는 미지수이다. 러시아와 중국은 군사 무기에 관한 한 너무 과장과 뻥이 심하기 때문에 문자 그대로 믿기 어렵다. 중국은 헬기도, 전투기도, 함정도 미국의 것들을 모양을 그대로 베끼는 데 매우 익숙한 데 성능까지 그대로 베끼는 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건조한 LNG 선이 건조한 후 첫 항해 후에 수리 도크에 들어간 사례도 있어 과연 중국이 건조한 함정들이 제 성능을 실전에서도 발휘할지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여간 현재 중국의 원잠들은 물속에서 경운기 소리를 내고 다녀서 어디 있는지 다 알고 있고, 항모는 수시로 연료 채우려 모항을 방문해야 하는 실정이다.

대호김종서 함의 무장 체계 등 스펙은 다음과 같다.
1. 기본 제원 및 추진 체계
대호김종서함은 기존 세종대왕급(7,600톤급)에 비해 선체 규모가 커졌으나, 스텔스 성능과 기동 효율성은 한층 더 강화되었다.
• 경하 배수량: 약 8,200톤 (만재 배수량은 약 11,000~12,000톤 추정/이 수준이면 구축함이 아니라 순양함 급임. 원래 함정은 만재 배수량으로 주로 표시하는데, 우리나라는 주변의 중국과 일본을 의식해서 최대한 수자를 줄여 발표하기 위해 경하배수량으로 표기하기를 좋아한다. 경하배수량은 배 자체의 무게로써 만재배수량 12,000톤이란 얘기는 배에 추가로 연료와 무기, 사람 등을 거의 4천 톤이나 더 실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 크기: 길이 170m, 폭 21.4m
• 최대 속력: 30노트 (시속 약 55km)
• 추진 체계 (하이브리드): 기존 가스터빈 엔진 4대에 가스터빈-전기 하이브리드 추진체계(HED) 2대를 추가 탑재하여 연료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소음을 줄였다.
2. 레이더 및 센서 (탐지 체계)
기존 이지스함이 ‘탐지·추적’ 중심이었다면, 대호김종서함은 직접 요격까지 가능한 첨단 통합 센서망을 갖추고 있다.
• 다기능 레이더: 미국 록히드 마틴의 최신 이지스 전투체계(Baseline 9.C2/CI)와 AN/SPY-1D(V)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를 결합하여 탄도미사일 탐지 및 추적 능력을 세종대왕급 대비 2배 이상 향상시켰다.
• 통합 소나 체계 (국산화): 기존 고주파 기반 소나에서 저주파 기반 통합 소나 체계로 변경되었다. 선체 고정형 음탐기(HMS), 저주파 능동 예인 소나(TASS/함정 뒤에 케이블로 묶어 수 km거리까지 센서를 부착, 적 잠수함을 탐지하는 장치) 등이 통합되어 적 잠수함 탐지 거리가 획기적으로 늘어났다.
• 기타 국산 센서: 한화시스템이 개발에 참여한 고도화된 전자광학추적장비(EOTS) 및 적외선 탐지·추적장비(IRST)가 탑재되었다.
3. 무장 체계 (핵심 공격 및 방어력)
가장 큰 변화는 ‘해상 기반 기동형 3축 체계’의 핵심 자산으로서, 적의 탄도미사일을 직접 요격하는 능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수직발사대 (VLS): 미국산 Mk.41 VLS와 국산 대형 한국형 수직발사체계(KVLS-II)를 복합 탑재 (총 88셀 규모/총 88발의 다양한 미사일을 탑재하고 거의 동시 발사 가능. 재장전 하면 언제든지 다시 발사 가능함)
탄도탄 요격 미사일: 광역 방공 및 ICBM 등 탄도탄 요격이 가능한 SM-3 및 SM-6 유도탄 운용 가능(이들 미사일은 사드보다 더 높은 고도에서 탄도 미사일 요격 가능함)
타격 무장 (함대지/함대함): 국산 기술로 개발된 함대지 탄도 유도탄(현무 기반)을 탑재해 원거리 지상 표적 정밀 타격 가능. 그리고 해성 순항미사일도 탑재 가능하다.
대잠 무장: 장거리 대잠어뢰 ‘홍상어’ 및 신형 경어뢰를 탑재해 원거리 잠수함 공격력 보완
자함 방어 무장: LIG넥스원의 ‘해궁’ 단거리 함대공 미사일 및 근접방어무기체계(CIWS/근거리에 접근한 미사일 등 공격 무기를 잡기 위해 분당 수 천 발을 발사하는 레이더 연동 20mm혹은 30mm 개틀링 포로서 모든 방어 시스템이 실패해서 함정에 접근한 미사일 등 공격 무기를 수km 근거리에서 최종적으로 파괴하는 무기. 영화 ‘헌터 킬러’에서 마지막 순간에 미 잠수함을 막아주는 러시아 구축함에서 발사한 무기가 이것이다.) 탑재
이 정도의 스펙이라면 일본이 보유한 공고급 정도의 이지스 함의 성능은 능가한다고 봐야 하며 미군의 알레이버크 급과 거의 맞먹는다고 봐도 손색이 없다. 물론 거의 맞먹는다는 것이지 같다거나 능가한다는 말은 아니다.
이제 우리나라가 탐지거리가 광범위한 이지스 함을 6척이나 가지게 되었으므로 훈련 1척 정비 1척을 제외하고 4척을 상시 작전에 배치할 수 있어 적어도 한반도 해역이나 공역으로 들어오는 모든 적을 탐지, 방어할 수 있는 기본 능력은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AN/SPY-1D(V)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의 탐지거리는 일반 항공기 등은 320-370km, 탄도미사일은 최대 1,000km, 시 스키밍 미사일은 약 83km이다. 시 스키밍은 바다 위 수면을 스치듯 날아 오므로 지구의 곡률 때문에 탐지 거리에 한계가 있다. 이 레이더는 또한 동시에 1천 개에 이르는 목표물을 동시 탐지 및 추적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상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