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록펠러 인터내셔널 회장 FT 기고문
“높은 개인투자자, AI 기업 등락 때문에 변동성↑”
올해 세계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낸 한국 증시가 극심한 변동성에 국가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록펠러 인터내셔널의 루치르 샤르마 회장은 21일(현지 시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주식시장이 국가적 부담이 되는 이유’ 제하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샤르마 회장은 “한국 증시는 개인 투자자들이 일일 거래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탓에 수십 년 동안 변동성이 매우 컸다”며 “이제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주도하는 시장의 등락까지 더해지면서 변동성이 극심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외에도 방산 시스템, 화장품, K-드라마, K-팝을 자랑하고 있다며 “극심한 주가 흔들림만 아니었다면 한국 시장은 훌륭한 기업들을 매수하기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주요 산업의 경기 순환적 특성, 대형 기업들의 취약한 지배구조 등 때문에 세계 평균 대비 크게 저평가된 상태로 거래되고 있다고 짚었다. 최근 주주 권한을 보호하는 상법 개정 등을 시행했으나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샤르마 회장은 “정부는 해결책의 일부인 동시에, 문제의 일부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가 ‘9천피’라는 공격적 목표를 달성했으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등을 허용하며 변동성을 증폭했다고 봤다.
그는 “한국 변동성은 지난 12개월 동안 1980년대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단 4차례만 넘었던 수준까지 치솟았다”며 4번의 사례 모두 금융 위기로 흔들렸던 나이지리아, 튀르키예, 브라질, 그리스 등에서 발생했다고 짚었다.
이어 “한국인들의 거래 열정은 (다른 글로벌 시장에서도) 강렬하게 나타난다”며 암호화폐 투자 열기가 뜨거워 ‘김치 프리미엄’이 나타나거나 미국 증시에도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고 있다고 했다.
또 “주식 투기(stock speculation)는 한국 사회에 깊이 뿌리내려 근절하기 어려운 도박 문화와 연관된다”며 한국에서 도박이 대부분 금지됐지만 한국인들은 온라인 카지노 등에서 매년 수십억 달러를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복권 수령액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췄음에도 복권 판매량은 계속해서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며 “만약 해외 투자자들이 불안정한 시장을 꺼리지 않았다면 (한국의) 우량 기업은 더 많은 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샤르마 회장은 “세계 6위 시장 한국은 국경 너머까지 영향을 미친다”며 “기업 수익의 약 75%가 해외에서 창출되는 만큼, 코스피 지수는 오랫동안 글로벌 시장을 가늠하는 지표 역할을 해왔으나 불안정한 움직임으로 ‘한국’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