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뒷좌석서 이뤄진 은밀한 만남, 얼굴도 못 보고 악수도 못 했다”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선출 5개월 대통령 “소통 어려운 상황” 공개 시인
이란 지도부 내부 균열이 잇따라 외부로 드러나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와의 소통이 어렵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데 더해 두 사람이 서로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취임 2주년을 맞아 국영방송을 통해 중계된 대국민 담화에서 “국가 붕괴를 노린 적들의 의도와 달리 이란은 굳건히 유지됐으며 새로운 최고지도자가 선출됐다”면서도 “현재 새로운 최고지도자와의 소통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최근 이란 권력층 내부 갈등설이 확산하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모즈타바의 사돈인 고위 성직자 모하마드 바게르 카라치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28차례 사의를 표명했고, 이에 모즈타바가 “한 번만 더 사의를 표하면 승인하겠다”고 경고했다고 주장했다. 최고지도자실은 이와 관련해 “완전한 거짓”이라고 부인했다.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뒤를 이어 지난 3월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는 약 5개월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아버지 하메네이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아 그의 행방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져 왔다.
이 가운데 페제시키안 대통령조차 모즈타바의 실제 모습을 본 적이 없다는 보도도 나왔다. 지난 5월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모즈타바와 2시간 반 동안 친근한 분위기에서 만났다고 밝혔지만, 실제 만남은 얼굴을 마주하지 않은 채 몇 분간 음성으로만 이뤄졌다고 영국에 본부를 둔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만남은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거듭된 요청 끝에 성사됐다. 통상 최고지도자와의 면담이 최고지도자 관저에서 이뤄지는 것과 달리,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테헤란의 한 비공개 장소로 이동한 뒤 모즈타바가 먼저 타고 있던 검게 선팅된 차량의 뒷좌석으로 옮겨 타 대화를 나눴다.
차량 내부가 어두워 서로의 얼굴을 보지 못했고 경호원들은 악수도 허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화는 모즈타바가 이만 떠날 것을 요구하면서 몇 분 만에 끝났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만남 이후 자신 옆에 앉아 있던 인물이 실제 모즈타바였는지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최고지도자 관저에서 다시 만나기를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이란인터내셔널은 전했다.
이란 내부에서 모즈타바를 둘러싼 증언은 엇갈린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지난달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소수의 사람만 모즈타바를 만났다”며 자신은 직접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이튿날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모즈타바와 만나는 횟수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모즈타바의 생사와 건강 상태를 둘러싼 추측도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모즈타바가 “90% 확률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 CBS 방송 인터뷰에서 “모즈타바가 살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상반된 주장을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