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잔치’ 월드컵 씁쓸하게 지켜보는 인도·중국
인도, 단 한번도 본선 무대 못 밟아
중국은 2002년 이후 24년째 본선 좌절
유일한 중국인 주심 등판에 관심 몰려
2026 북중미 월드컵이 개막했지만 세계 양대 인구 대국인 인도와 중국은 이번에도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14억명이 넘는 인구를 가진 두 나라가 또다시 월드컵을 TV로 지켜보게 되면서 축구 팬들의 시선도 경기보다는 경기 이외 이슈로 향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왜 14억 인구의 나라가 월드컵에 나가지 못하느냐”는 오래된 질문부터 “언젠 인도가 월드컵에 나갈 수 있을까”라는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고 영국 BBC가 17일 보도했다.
인도 남자 축구대표팀은 2023년 FIFA 랭킹 100위권 안에 들기도 했고 남아시아축구연맹(SAFF)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그런데 인도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바이충 부티아 전 축구대표팀 주장은 “장기적인 비전을 가진 유소년 시스템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인도 축구의 상징인 인도 슈퍼리그(ISL)도 흔들리고 있다. 2014년 출범 당시에는 볼리우드 스타와 대기업, 외국인 선수들이 몰려들며 기대를 모았지만 최근에는 상업 파트너를 구하지 못해 시즌 일정이 크게 지연됐다. 중산층 가정은 자녀를 축구보다 크리켓으로 보내는 경향이 있다. 인도 프리미어리그(IPL)에서 성공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인도는 서벵골과 케랄라, 고아 등 일부 지역에서 축구 열기가 매우 높다. 거리에는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대형 입간판이 세워지고, 월드컵 기간이면 술집과 광장이 팬들로 가득 찬다.
중국은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24년째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2011년 “월드컵 본선 진출, 월드컵 개최, 월드컵 우승”이라는 세 가지 꿈을 밝힐 정도로 축구에 공을 들였지만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한때 중국 슈퍼리그는 유럽 빅리그에 버금가는 돈을 쓰며 세계적인 선수들을 끌어모았지만 결국 망하고 말았다.
지금 중국 축구팬들의 관심사는 중국인 심판 마닝(46)이다. 마닝은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 참가한 유일한 중국인 주심이다. 강한 판정 성향으로 ‘카드 마스터(Card Master)’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최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뜻밖의 스타가 됐다. CNN은 이날 “다른 나라는 자기 대표팀 경기를 보지만 중국 사람들은 중국 심판이 카드를 꺼내는 걸 본다며 농담을 주고받고 있다”고 전했다. 24년째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는 중국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참가자를 배출했다. 대표팀은 아니고 심판이다. 대표팀은 세계 축구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예선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심판이 당당히 본선 무대에 출격하자 중국 언론이 대서특필했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의 스포츠 전문 채널인 ‘인민일보 스포츠’는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북중미 월드컵 주심으로 활약한 마닝(47)의 활약상을 집중 조명했다. 이 매체는 “21일 열린 E조 에콰도르-퀴라소전에서 마닝이 주심으로, 저우페이는 부심, 푸밍은 비디오 판독(VAR) 부심으로 활약하며 새로운 월드컵 이정표를 세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