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충격적 계엄, 힘들게 얻은 한국 민주주의 정면 공격”
미국 초당파적 연구기관인 미국외교협회(CFR)가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완수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CFR은 4일(현지시각) ‘한국의 계엄’ 제하 보고서에서 “윤 대통령의 충격적인 비상계엄 선포는 한국이 힘들게 얻어낸 민주주의 시스템의 보전에 대한 정면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CFR은 “윤 대통령의 심야 계엄 선포는 그 나라와 세계를 놀라게 했다”라며 “사람들이 식사 후 술을 즐기거나 귀가해 휴식 또는 일찍 수면을 취하던 오후 10시30분에 예고에 없던 생방송 연설을 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연설 시각이 “포고령의 목표물인 국회가 비어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는 지적이다. CFR은 “모든 시나리오는 입법부를 폐쇄해 윤 대통령이 군을 통해 국가를 통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달려 있었다”라고 했다.
▲시민과 국회의원들이 너무 놀라 행동에 나서지 못하거나 느리게 움직이고, ▲군은 자신의 명령을 열정적으로 이행하리라는 게 윤 대통령의 기대였다고 CFR은 짚었다. 그러나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CFR은 “오후 11시 포고령이 공포됐을 때, 의원들은 국회로 달려가고 있었다”라며 “군인들이 창문을 부수고 회의장을 정리하려 하자 국회 보좌관들과 보통의 시민들이 민간 바리케이드를 쳐 막았다”라고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신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주요 인사들을 배제했다”라며 “내각과도 협의하지 않았다”, “미국 대사관이나 자신의 ‘친구’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알리지 않았다”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무려 2만8500명에 달하는 병력을 보유한 주한미군에도 해당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CFR은 지적했다. 늘 언급해 온 ‘린치핀(핵심 축)’ 동맹이라는 표현이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CFR은 일련의 사태 이후 “윤 대통령이 임기를 완수할 수 있으리라고 상상하기는 어렵다”라며 “그는 사퇴를 택할 수도 있고, 아니라면 장기간의 탄핵 투표와 대규모 시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CFR은 “한국 민주주의는 현직 대통령의 자가쿠데타(autocoup)로부터 살아남았다”라며 “앞으로 다가올 몇 주, 몇 달 동안 그 회복력에 대한 장기적인 시험이 기다리고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