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도 살던 네안데르탈인, 시간 변화에 민감
잘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 유전자일 확률 높아
‘아침형 인간’인 사람들이 일찍 일어나는 이유가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DNA) 덕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인류의 조상 ‘루시’ 복원 모습.
뉴욕타임스는 14일 특정 네안데르탈인 유전자가 수면과 생체 리듬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가 과학 저널 ‘게놈 생물학 그리고 진화’(Genome Biology and Evolution)에 등장했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대학 토니 카프라 교수 연구팀은 현대 인류의 유전자와 고대 서양 인류 네안데르탈인, 고대 동양 인류 데니소바인의 DNA를 대조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유럽 혈통을 가진 현대인 수십만 명의 유전 정보를 활용했다.
연구 결과 하루 동안의 생체리듬과 연관이 있는 고대 인류 유전자는 총 246개가 확인됐다. 현대인 DNA와 대조 결과, 이 중 보유한 유전자 수가 많은 사람일수록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고 밝혀졌다.
카프라 교수는 “이른 수명과 이른 기상은 자연의 밤낮 시간대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생체 리듬과 관련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초의 인류는 약 30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출현해 약 70만 년 전 유라시아 대륙으로 진출했다. 30만년 후 유라시아 서쪽 인류는 네안데르탈인, 동쪽 인류는 데니소바인으로 진화했다.
밤낮의 길이가 동일한 아프리카와 달리 유라시아는 계절에 따라 해가 뜨고 지는 시간 차이가 컸다. 따라서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은 오랜 시간에 걸쳐 밤낮의 시간대에 빠르게 적응하는 새로운 생체 리듬을 지니게 됐다.
오늘날 유럽인·아시아인 유전자의 2％가량은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온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유럽과 아시아 사람 중 네안데르탈인의 특정 유전자 영향으로 자연의 밤낮 시간대 변화를 빠르게 파악하고 적응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들이 바로 타고난 ‘아침형 인간’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반면 조슈아 어키 프린스턴대 교수는 일부 네안데르탈인 유전체가 아침형 인간과 관련이 있을 수 있지만, 아침형 인간을 결정하는 변수는 매우 복잡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