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자금 원천은 서방 지원?” 국제 원조 전용 우려
WSJ, 가자 장악 이후 징세·강탈로 군사 자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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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지구 민간인을 위한 구호 물품을 무장 단체 하마스가 가로챌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서방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보낸 지원이 하마스 군사 자금으로 전용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현직 서방 안보 당국자들과 연구자들을 인용해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인도주의적 지원을 빼돌려 수천만달러를 모금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최근 2년간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에서 일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하마스는 이를 통해 가자 지구에서 더 많은 세금을 징수할 수 있었다.
이집트가 가자 지구에 상업용 관문을 열어 수출입을 지원하면서, 하마스가 기업에 부과금을 요구하는 빌미가 되기도 했다.
카타르가 가자 지구에 취약층 지원 명목으로 제공한 지원금 일부가 하마스 군사 작전에 전용됐다는 서방 안보 전현직 관계자 지적도 있다.
유엔 기관이 운영하는 학교와 병원에 국제 사회가 자금을 지원하면서 가자 지구를 장악한 하마스의 통치 비용을 아껴줬다는 분석도 있다. 하마스가 방치한 트럭에는 유엔 산하기관 유엔아동기금(UNICEF) 구급상자가 발견되기도 했다.
지난 7일 하마스의 ‘알아크사 홍수’ 기습 당시 민간인 학살이 발생한 이스라엘 남부 베에리 키부츠(집단 농장)에선 현장에서 사망한 하마스 무장 대원이 팔레스타인 내무부로부터 받은 월급을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대원은 가자 지구에서 고연봉에 속하는 5000셰켈(약 150 달러) 의 월급을 받고 있었다. 가자 지구 내 정부 급여는 대부분 카타르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부담하고 있다.
하마스가 2007년 가자 지구를 장악한 이후 자체 징세 시스템을 구축해 세금을 걷은 점도 자금 원천이 됐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WINEP)에서 활동 중인 매슈 레빗 전 미국 재무부 정보·분석 담당 차관보는 “하마스는 가자 지구 장악 이후 영토를 통제해 과세와 강탈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카타르 관계자는 가자 지구 원조는 이스라엘, 유엔, 미국과 조율하고 있으며 엄격한 안전장치가 적용된다고 반박했다.
서방 당국자들은 하마스 자금 원천은 이란이라며, 이란이 무기와 정보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간 하마스의 군사 작전을 위해 매년 약 1억달러를 지원해 왔다고 지적한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공격 이후 기자들에게 “이란은 하마스 군사 조직에 가장 많은 자금을 제공했다”며 “넓은 의미에서 이번 공격에 연루돼 있다”고 하기도 했다.
하젬 카셈 하마스 대변인은 하마스 자금 출처에 대한 언급은 거부하면서도, 가자 지구 통치에 사용되는 재원과 군사 자금은 별개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총리실 및 국방부, 이집트 외무부와 주유엔 이란 대사관도 WSJ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미국 재무부 국가 안보 고위 관리 출신 알렉스 저든은 “국제 원조가 인도주의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재화는 대체 가능한 만큼, 하마스가 이를 전쟁 용도로 전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군사 정보국 연구 책임자 출신 요시 쿠퍼바서는 “국제사회는 하마스가 가자 지구를 통치하도록 도울 준비가 됐었고, 자금이 하마스 주머니로 흘러가도록 허용했다”며 “이는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CNN 등에 따르면 가자 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유일한 통행로인 라파 검문소는 20일 개방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르면 21일부터 인도주의 물품을 실은 차량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