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와-뉴햄프셔 대신… 사우스캐롤라이나-네바다 순 변경
노조 입김 강한 미시간 등도 포함
2028년 11월 미국 대선이 2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 야당 민주당의 전국위원회(DNC)가 2028년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초기 경선 지역 6개 주(州)를 확정했다. 2028년 1월 22일 흑인 인구가 많은 남동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첫 경선을 갖고 같은 해 2월에 네바다(1일), 뉴햄프셔(8일), 뉴멕시코(15일), 미시간(22일), 버지니아주(29일) 순으로 경선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이 중 멕시코 국경과 인접한 네바다주와 뉴멕시코주는 히스패닉계가 많다.
민주당은 그간 중부 아이오와주, 북동부 뉴햄프셔주에서 초기 경선을 실시했다. 이 두 곳은 백인 인구 비중이 90% 내외에 달해 인종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를 반영해 비(非)백인, 소수계 등의 지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 흑인·히스패닉·노조 공략 의도
워싱턴포스트(WP) 에 따르면 민주당은 15일 보수 텃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DNC 회의에서 2028년 대선을 위한 초기 경선 지역을 확정했다. 켄 마틴 DNC 의장은 이 6개 주를 두고 “백악관으로 가는 우리의 로드맵”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민주당의 이런 행보는 2020년, 2024년 대선을 거치면서 전통적 지지층인 히스패닉, 흑인 유권자의 지지가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뉴멕시코주와 네바다주의 히스패닉계 인구 비율은 각각 49.4%, 31.2%다. 여론조사회사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20년 대선의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히스패닉 유권자로부터 25%포인트의 지지를 더 얻었다. 반면 2024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히스패닉계 지지율 격차는 3%포인트에 불과했다.
흑인 유권자의 공화당 지지가 늘어나는 조짐도 감지된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20년 대선에서 흑인 유권자의 불과 8%만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다. 하지만 2024년 대선에서 이 비율은 15%로 약 2배 가까이로 상승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흑인 비율은 24.4%다.
민주당이 또 다른 전통적 지지층인 노동자 표심에 호소하려는 구상도 엿보인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네바다주는 도박 중심지 라스베이거스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 산업 노조, 미 자동차 산업의 메카인 미시간주는 자동차 산업 노조, 수도 워싱턴과 가까운 버지니아주는 공무원 노조의 입김이 세다. DNC에 따르면 이 6개 주에 최소 110만 명의 노조원이 거주한다.
집권 공화당은 아직 2028년 대선 후보 경선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공화당은 2024년 대선 당시 첫 경선을 아이오와주에서, 두 번째 경선을 뉴햄프셔주에서 실시했다.

● 당내 노선 투쟁-잠룡 행보에도 영향
올 11월 중간선거에 출마할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최근 민주당 내 주요 지역 예비 경선에서는 ‘민주사회주의자(DSA)’를 자처하는 강경 진보 성향의 후보가 대거 승리했다. 이로 인해 민주당 내 ‘강경 좌파 대 온건 좌파’의 노선 투쟁이 가속화한 가운데, 경선 지역 변경이 둘 중 어느 쪽에 유리하게 전개될지도 관심이다.
AP통신은 첫 경선지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흑인 유권자들은 중도 성향 후보에게 표를 주는 경향이 많아 강경 진보 진영 후보 간 메시지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봤다.
차기 대선에서 ‘잠룡’을 자처하는 민주당의 주요 정치인들은 벌써 이 6개 주 공략에 나섰다. 2020년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으며 중도 성향으로 꼽히는 피트 부티지지 전 교통장관은 조만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를 찾기로 했다. 그는 6년 전 경선 당시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4위를 기록한 후 후보직 사퇴를 결정했다. 당시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강경 진보 성향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뉴욕주 하원의원 등도 중간선거를 앞두고 타 지역에서의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전하는 일부 공화당 후보에게 자신의 정치활동위원회(PAC)에 쌓아둔 자금 일부를 지원하기로 했다. 1차 지원금으로 3000만 달러가 거론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