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건강 권위자가 말한 ‘뜻밖의 진실’
‘뼈를 튼튼하게 하는 대표 건강식품’으로 여겨져 온 우유가 성인에게는 생각만큼 필수적인 식품이 아닐 수 있다는 세계적인 영양학자의 주장이 나왔다. 그는 건강을 위해 억지로 우유를 마실 필요는 없으며, 발효 유제품이나 다양한 식품을 통해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장 건강 연구자인 팀 스펙터 교수는 “우유는 본래 아기를 위한 음식이며, 성인이 지속적으로 우유를 마셔야 한다는 과학적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스펙터 교수는 인류가 우유를 마시기 시작한 것은 약 1만 년 전 식량이 부족했던 시기의 생존 전략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 사회에서는 우유 섭취가 인간의 생물학적 특성상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전 세계 성인의 약 3분의 2는 유당을 충분히 소화하는 유전적 특성을 갖고 있지 않다”며 “유아기를 지난 뒤 다른 동물의 젖을 지속적으로 마시는 포유류는 사실상 인간뿐”이라고 덧붙였다.
‘우유=뼈 건강’ 통념, 지금도 맞을까
우유의 대표적인 효능으로 알려진 골다공증과 골절 예방 효과에 대해서도 스펙터 교수는 기존 통념과 다른 해석을 내놨다.
그는 “초기 연구에서는 우유가 골절 위험을 낮춘다는 결과가 있었지만, 이후 발표된 대규모 연구에서는 전체적인 골절 예방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결과가 잇따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칼슘이 부족한 사람이 아니라면 우유를 더 많이 마신다고 해서 전체 골절 위험이 크게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며 “척추 골절에서는 일부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지만 손목이나 고관절 골절 예방 효과는 뚜렷하지 않다”고 말했다.
스펙터 교수는 현대인은 치즈와 요거트, 아몬드, 정어리 등 다양한 식품을 통해 충분한 칼슘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우유를 통한 추가적인 칼슘 보충이 반드시 건강상 이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모든 사람에게 우유가 불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칼슘 섭취가 부족하기 쉬운 10대 여성이나 요오드 섭취가 중요한 임산부에게는 유제품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우유는 일부 국가에서 요오드의 주요 공급원으로, 갑상선 기능과 태아의 신경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암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도 양면적인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우유 속 칼슘은 대장암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우유를 많이 마시는 사람에서 전립선암 위험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는 연구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연구는 연관성을 관찰한 것으로 우유가 전립선암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볼 필요가 있다.
우유보다 발효 유제품이 더 나을까
스펙터 교수는 차나 커피에 넣는 정도의 우유나 개인적인 취향으로 마시는 우유까지 피할 필요는 없지만, 건강을 위해 억지로 마실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최근 우유 대체 식품으로 주목받는 오트밀크(귀리음료)에 대해서도 무조건 건강한 선택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환경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단백질 함량이 낮고 혈당을 빠르게 올릴 수 있으며 초가공 첨가물이 들어가는 제품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신 요거트와 케피어, 치즈 등 발효 유제품을 더 좋은 선택지로 제시했다.
발효 유제품은 장내 미생물 다양성을 높이고 결장 세포의 에너지원이 되는 물질 생성을 돕는 등 장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요거트와 발효 유제품 섭취가 제2형 당뇨병 위험 감소와 염증 완화, 뇌 건강 및 건강한 노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스펙터 교수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우유를 무엇 대신 마시고 있는가’”라며 “탄산음료 대신 우유를 마시는 것은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물 대신 우유를 마시거나 건강식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부러 마실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한 식단을 원한다면 우유를 더 마시는 것보다 케피어나 요거트 같은 발효 유제품과 신선한 과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