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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 컬럼> 부활의 진정한 의미와 문명의 야만성

김동찬 (뉴욕 시민참여센터 대표)

지난 4월 5일은 부활절이었다.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은 지 사흘 만에 죽음을 이기고 부활한 날이다. 이 사건은 단순한 생명의 회복이 아니라, 죽음을 통과한 존재가 질적으로 전혀 다른 존재방식으로 전환된 사건이다. 즉 부활은 동일한 삶의 반복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차원의 존재로 나아가는 ‘새 창조’의 의미를 지닌다.

기독교 신앙이 부활에 근거한다는 것은, 결국 인간 존재의 근본적 변형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뜻한다. 이러한 부활의 개념은 종교적 교리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다시 살아남(again)’이 아니라 ‘새롭게 태어남(anew)’이라는 점에서, 역사와 문명을 이해하는 하나의 틀로 확장될 수 있다.

부활은 과거의 단순한 복원이 아니라, 이전 질서를 넘어서는 질적 도약을 의미한다. 따라서 진정한 부활은 특정 존재가, 기존의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존재 방식으로의 변형이며, 그 과정에서 새로운 질서와 의미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한반도의 역사적 전개는 일정한 연속성을 지닌 변형의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통일신라 이후 고려가 등장하고, 다시 조선으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지배 체제는 변화했지만, 문화적·민족적 기반은 상당 부분 유지되었다. 이는 단순한 반복이라기보다, 기존 질서를 넘어선 재구성의 과정이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중국의 경우에는 왕조 교체 과정에서 원, 명, 청이라는 지배 집단의 민족적 변동이 상대적으로 빈번하게 이루어졌으며, 이러한 역사적 경험은 오늘날 ‘중화민족’이라는 통합적 정체성 개념을 통해 재구성되고 있다. 그래서 학자들은 이를 다양한 역사적 단절을 통합하려는 역사 공정의 시도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변형’이 항상 진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데 있다. 부활이 질적 도약을 전제한다면, 인류 문명은 오히려 기술과 제도의 발전 속에서 윤리적 측면에서는 역설적인 퇴행을 반복해왔다. 신학자 Reinhold Niebuhr는 개인은 도덕적일 수 있으나 집단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렇다 문명이 발전할수록 개인의 폭력은 법과 제도로 억제되었지만, 국가,민족,종교, 그리고 이념과 같은 집단 단위의 폭력은 더욱 정교하고 거대해졌다.

과거의 폭력이 물리적 도구에 의존했다면, 오늘날의 폭력은 기술과 시스템을 통해 비가시적으로 작동한다. 군사력은 첨단화되었고, 정보와 알고리즘은 여론과 인식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이는 폭력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효율적이고 구조적인 형태로 진화했음을 의미한다.

부활이 내포하는 핵심은 자기 비움과 희생, 그리고 타자를 향한 사랑이다. 그러나 역사 속에서 국가와 문명, 심지어 종교조차도 이 가치를 내면화하기보다 집단의 이익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해온 경우가 적지 않다.
신앙이 요구하는 것은 원수를 사랑하는 윤리이지만, 현실의 집단은 오히려 적대와 배제를 통해 자신을 유지해왔다.
오늘날 국제 질서를 둘러싼 긴장은 이러한 모순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은 2차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국제전이다. 그리고 강대국 간의 전략적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은 세계 경제와 안보 질서를 동시에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단일한 원인이라기보다, 정치·경제·군사적 이해관계가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로 이해해야 한다.
특히 강대국의 군사적 선택은 국내 정치와 결합되면서 또 다른 사회적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 우려되는 것은 이란에 대한 공격의 승패에 따라 여론 몰이 여파로 국내의 특정 집단, 특히 이민자나 소수자에 대한 더 강경한 탄압이다. 이러한 현상은 역사적으로도 반복되어 온 패턴이다.

부활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그것은 타자를 억압하는 힘이 아니라 자신을 절제하는 윤리로 나타나야 한다. 폭력의 정교화가 아니라 관계의 회복, 지배의 확대가 아니라 책임의 확장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문명은 ‘다시 살아남는 것’을 넘어 ‘새롭게 태어나는 것’에 가까워질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전환은 제도나 권력 이전에, 그것을 선택하는 시민들의 의식과 판단에서 시작된다. (동찬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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