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머슨대 108명, USC 93명, 에모리대 22명 체포등
당국 “다양성 포용 미국의 특성이지만 증오·차별·폭력은 용납 않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대한 미국 대학 내 시위가 확산되는 가운데, 시위 학생들에 대한 경찰의 체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대학들은 교내에 야영지를 형성하고 수일째 시위를 벌이는 학생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강경책을 택하고 있다.
25일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인디애나대 블루밍턴에서는 경찰이 시위대 33명을 체포했다. 같은 날 코네티컷대에서도 경찰이 천막을 철거하고 1명을 체포했다.
로스앤젤레스 경찰국은 미 캘리포니아주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서 전날 밤 시위대 93명이 무단 침입 혐의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한 명에게는 특수폭행 혐의도 적용됐다고 한다.
미 메사추세츠주 보스턴 소재 에머슨대에서는 시위대 108명이 체포됐다. 온라인에 올라온 영상에는 철수하라는 명령에도 시위대가 무기를 들고 저항하자 경찰이 시위대 중 일부를 강경 진압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그외 미국 다른 대학에서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반대하는 시위는 이어지고 있다.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에서는 전날 시위대 57명이 무단침입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것에 대해 이날 학생들과 일부 교수진들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진압 장비 등을 이용해 이들을 해산시켰다.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 소재 에모리대에서도 경찰이 출동해 22명의 시위대를 체포했다. 일부 영상에는 경찰이 바닥에 쓰러진 시위 학생에게 전기충격기를 사용하는 장면도 담겼다.
USC의 경우 시위대가 캠퍼스에서 체포된 뒤 다음달 10일로 예정된 졸업식을 취소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앞서 대학 측은 안전 문제를 이유로 친 팔레스타인 성향 졸업생 대표의 연설을 취소한 바 있다.
각 대학의 시위대는 미국이 이스라엘과의 재정적 관계를 끊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을 조장하는 기업으로부터 투자금을 회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일부 유대인 학생들은 시위가 반유대주의로 변질됐다면서, 캠퍼스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 두렵다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겔 카르도나 미 교육부 장관은 학생들의 목소리와 다양한 관점을 포용하는 능력이 미국 발전의 특성이라면서도, 당국은 증오·차별·폭력 위협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하버드대 등 일부 다른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 측은 강경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버드대는 시위대가 텐트촌을 형성하고 있음에도 그대로 두기로 결정했으며, 조지워싱턴대에서는 시위대 소음을 이유로 로스쿨 기말고사 장소를 새로운 장소로 옮기는 정도의 조치만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