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성 (철학박사. 전 뉴욕 포도원교회 담임목사)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됐다.
CNN방송에 따르면, 이 사건으로 일본인들이 충격에 빠졌는데, 그 이유가 아베라고 하는 정치인이 암살당해서가 아니라 총기에 의한 사건이 터졌다는 것에 충격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일 년에 전쟁터에서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총으로 죽는 미국과 달리, 일본은 총기가 엄격하게 규제되고 있어 총기에 의한 살인사건이 발생하면 일본인들은 충격을 받는다는 것이다.
CNN에서는 세계 정치인들 중 거물급이 사망했다고 계속 이야기하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한 극우 정치인, 과거 한국을 식민지배 했던 시절을 못내 그리워 다시 한국을 그런 상태로 놓고 싶어 온갖 짓을 다 하던 한 못된 정치인이 죽었을 뿐이다.
죽은 사람을 놓고 잘 죽었다고 말하기는 좀 부적절하다 싶지만 그래도 우리나라를 전쟁터로 만들고 싶어 안달이 난, 그래서 과거 우리 민족을 학살하고 강간하고 강제 노역시키고 착취한 전범들을 참배하던 그런 인간이라 그의 죽음이 최소한 하나도 애달프거나 심지어 “통석의 염”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조롱의 뜻으로라도 아쉬움을 표하기 싫다는 말이다.
그러나 아베의 죽음이 몰고 올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당장 있을 참의원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였는데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이 10일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전체 의석의 과반(125석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날 현지 공영방송 NHK는 오후 8시 투표가 끝난 직후 이 같은 내용의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NHK는 이날 새로 선출하는 의석 125석 중 자민당이 59~69석, 공명당이 10~14석을 각각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두 여당이 합해 69~83석을 확보한다는 예측이다.
아베의 죽음으로 극우 성향이 강화되거나 극우가 결집하여 자민당이 개헌선을 넘기는 승리를 거둘 경우, 자위대 체제의 군사조직이 정규 군대로 변하게 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질 것이다.
일본이 자위 개념의 군사조직이 아닌, 정규 군대가 조직되면 지금까지 방어용 무기만 허용되고 공격용 무기의 보유는 금지되어 온 일본 군대가 공격용 무기까지 확보하면 동북아의 힘의 균형이 깨어져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북한을 핑계로 한반도에서 전쟁을 도모할 수도 있고, 중국과 좀 더 강하게 군사적으로 대결해서 안 그래도 미국과 중국 사이의 팽팽한 긴장관계로 전운이 감돌고 있는 동북아에서 정말 세계대전 급의 대규모 전쟁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이런 긴장이 조성, 강화되면 한반도도 결코 안전할 수 없다.
일본 국민들이 과거 박근혜 도루코 사건 때 “대전은요?” 이 한마디로 대전의 전세가 역전되었듯이, 아베의 죽음으로 자민당 지지로 몰려가서 자민당에게 개헌 선의 의석을 몰아주지 않기를 바란다.
그렇게 되는 것은 우리는 물론이요, 일본 국민들에게도 재앙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제적, 군사적 위기의 시기에 우리 대통령은 저러고 앉아서 정치 보복이나 하고, 검찰 권력 강화에만 집중하고 있으니 참으로 불안하다.
아파트 가격 올려주고, 부동산 세금 깎아주기를 기대하고 윤석열을 찍은 사람들, 그 탐욕의 대가가 어떤 것인지 큰 교훈을 얻을 길이 아베의 죽음으로 보다 빨리, 그리고 강하게 오고 있는 것 같다.
07-11-22 이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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