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뉴욕주 주립 호수해변 ‘레이크 웰치’의 모습. 휴양객이 수만명 몰렸지만 해변의 3분의1이 구조요원 부족으로 폐쇄됐다.
캠프 인력난 부족으로 업체, 학부모 한 숨
뉴욕 뉴저지 일원 수상구조 요원 부족, 수영장 개장 불투명
여름을 맞아 미 전역의 구인난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코비드 팬데믹이 말기에 접어들고 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여가를 즐기려는 수요는 폭발하는 반면, 일하려는 사람은 극도로 적기 때문이다. 노동부는 지난 3일 “5월 기준 실업률 3.6%로 사실상 완전 고용을 달성했다”며 경제가 견실하다고 했지만, 현장에서 느껴지는 것은 각종 서비스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극심한 구인난과 그에 따른 혼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올여름 미 전역에서 공공 수영장과 해변을 제대로 여는 경우가 절반이 안 될 전망이다. 한 예로 뉴욕시 근처의 공립 호수 공원 레이크 웰치는 수상 구조요원과 주차요원이 부족해 주말에 그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공원 입구에서 주차장 까지 약 1.5킬로 구간을 2시간 걸려 입장할 수 있었다고 12일 월스트맅 저널은 보도했다. 보통은 매년 6월에서 8월 사이 호텔과 식당·카페, 수영장, 청소년 캠프와 각종 축제 운영을 위해 3000만개에 달하는 여름 일자리 수요가 생기는데, 올해는 그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최대 현안인 인플레이션의 주원인도 구인난에 따른 임금 상승으로 지목되고 있다.
수영장 및 해변의 구조요원 시급은 1년 전보다도 10~20% 올랐다. 그러나 구조요원 자격이 되는 청년들은 식당이나 워터파크 등 다른 곳에서 구인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힘든 구조요원 일을 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3개월간의 여름 방학을 목전에 둔 학부모들의 고민도 깊어 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코비드 감염 우려로 자녀를 캠프에 못 보내던 부모들이 올해 캠프 참가를 대거 신청했지만, 그새 비용이 20~30% 올랐고, 너무 많은 인원이 몰려 등록을 못 하는 경우도 속출한단다. 캠프 운영 업체들이 교사와 보조 인력 유치를 위해 임금을 대폭 올렸지만, 아직까지 구인난에 시달리는 캠프가 태반이라고 업체 관계자는 전한다. 뉴저지주의 한 캠프 운영자는 WSJ에 “예전엔 광고비의 85%는 학부모, 15%는 직원 구인에 썼다면 지금은 정반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각 지자체와 사업자들은 미 고용 최저 연령인 14세 중학생에게까지 각종 여름 일자리 스카우트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일자리를 잡았어도 “개스 비용이 너무 올라 부모님 차로 출퇴근하면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많아진다”며 출근을 하기도 전에 출근을 포기하는 경우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뉴욕 안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