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스톤 시대 종식” 합병된 회사의 시장 가치 280억 달러
스카이댄스, 내셔널어뮤즈먼트 인수 후 파라마운트 합병
미국 대형 미디어기업 파라마운트글로벌(파라마운트)이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 스카이댄스미디어(스카이댄스)와 최종 합병하기로 했다.
8일 CNN 비즈니스에 따르면 스카이댄스는 파라마운트 지분 77%를 가지고 있는 내셔널 어뮤즈먼트를 24억달러에 인수한 후 파라마운트를 합병하기로 전날(7일) 합의했다.
아울러 스카이댄스는 주주들에게 현금 또는 주식으로 45억 달러(약 6조2316억원)를 제공하고, 파라마운트의 부채 축소 등을 위해 15억달러의 현금도 투입할 예정이다.
새로 합병된 회사의 시장 가치는 28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파라마운트의 시가총액인 78억 달러의 약 3.5배 수준이다.
데이비드 엘리슨 스카이댄스 설립자가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NBC유니버설의 전 대표였던 제프 셸이 사장을 맡을 예정이다. 파라마운트는 내년 여름까지 거래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CNN비즈니스는 “이번 계약으로 엘리슨은 미디어 거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전했다.
샤리 레드스톤 파라마운트 회장은 성명을 내어 “업계의 변화를 감안할 때, 우리는 콘텐츠가 왕으로 남을 수 있도록 보장하면서 파라마운트의 미래를 강화하고자 한다”며 “또 스카이댄스와의 거래를 통해 파라마운트가 급변하는 이 환경에서도 지속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파라마운트는 미 CBS방송, 케이블채널 MTV, 영화제작·배급사 파라마운트픽처스 등을 보유한 대형 미디어그룹이다. 이 그룹은 케이블방송 산업의 침체 등으로 인해 적자가 누적돼 왔다.
특히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인기를 얻으면서 TV사업에 크게 의존하던 파라마운트는 큰 타격을 입었다.
케이블 수익 감소를 막기 위해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인 파라마운트+(플러스)를 구축하는 데 수십억 달러를 썼으나, 시장 진출이 늦은 탓에 구독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 결과 파라마운트의 주가는 지난 5년 간 75% 이상 하락했다.
이에 영화 ‘터미네이터’ ‘미션 임파서블’ ‘탑건: 매버릭’ 등을 제작한 스카이댄스는 내셔널 어뮤즈먼트의 지분을 약 17억달러(약 2조3414억원)의 현금으로 인수하고, 이사회의 검토를 거쳐 주식 거래를 통해 파라마운트를 합병하는 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파라마운트 이사회 내부에서 강한 반대 의견이 나와 지난달 11일 불발되기도 했다. 이후 재차 합병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다 최종적으로 합의가 성사된 것이다.
이 같은 합병 소식에 대해 외신들은 ‘레드스톤 가문 시대 종식’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구제척으로 BBC는 “이는 레드스톤 가문의 한 시대가 끝났음을 의미한다”며 “샤리 레드스톤의 아버지이자 가부장이었던 고(故) 섬너 레드스톤은 가족이 운영하던 드라이브인 극장(drive-in 극장·자동차 극장) 체인을 광대한 미디어 제국으로 탈바꿈시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