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층’이라던 6층, 낙선자 쏟아지자 기피 현상
사진은 제22대 국회의원들이 착용할 국회 배지.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17일까지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배정 신청을 받는 가운데 당선인들 사이에 눈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전망이 좋고 이동이 편해 로열층으로 꼽혔던 6~8층 중 6층에서 대거 국민의힘 낙선자가 나오면서 기피층이 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당내에선 “6층은 다른 층보다 밖으로 나가는 문이 많아 낙선 기운이 강하다”는 말까지 나온다.
1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 원내행정국은 최근 당선인들에게 사무실을 신청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국회사무처는 각 당에 의원실을 할당하고, 당은 당선인에게서 신청을 받아 방을 배정한다. 한 방에 신청이 몰리면 선수, 나이, 당직 등을 고려한다.
새로 방을 배정받는 여당 초선 당선인들 사이에서는 “6층을 피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6층에 자리잡았던 국민의힘 의원 17명 중 5명만 22대 총선에서 생환했기 때문이다. 이명수 장제원 이달곤 류성걸 등 11명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거나 공천을 받지 못했다. 권명호 의원은 지역구인 울산 동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국민의힘 소속이었다가 탈당하고 22대 총선에 불출마한 하영제 의원 사무실도 6층이다. 한 여당 관계자는 “‘문이 많으면 안좋다’는 속설이 있는데 6층은 흡연이 가능한 하늘공원으로 나가는 문 때문에 다른 층보다 문이 많아 대거 낙천·낙선했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19대 국회에서 의원회관 6층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계 인사들이 포진해 특히 ‘로열층’으로 꼽히기도 했다. 당시 새누리당 대표였던 박 전 대통령이 620호를, 이한구 원내대표(618호)와 진영(622호) 당시 정책위의장이 가까운 곳에 위치했다. 김영우 당시 대변인이 627호, 홍일표 원내대변인이 623를 사용해 주요 당직자들이 모두 6층을 쓰기도 했다. 당시 쇄신파 남경필 의원은 619호를, 국가보훈부 장관을 지낸 박민식 의원은 621호를 썼다.
총 10개 층인 의원회관에서 전통적인 로얄층은 잔디밭과 분수대가 내려다보이고 이동이 편한 7, 8층이다. 특히 7층은 ‘럭키세븐’으로 선호도가 높고 정세균 등 큰 정치인이 나는 것으로 알려져 인기가 많다. 방향은 잔디밭과 분수대가 바로 보이는 의원회관 정면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주호영 김기현 박덕흠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이 정면에 자리잡고 있다. 한강과 양화대교가 내려다보이고 엘리베이터가 2대 뿐이라 이동하는 사람이 적어 조용한 10층도 인기층이다.
한 초선 당선인실의 보좌진은 “각 의원의 선호가 달라 이에 맞추려고 하고 있다”며 “기운이 좋다고 꼭대기층 동쪽을 선호하는 의원부터 건강을 위해 계단으로 다닐 수 있는 낮은 층을 선호하는 의원 등 각자 다 기호가 다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