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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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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장성들 ‘계엄 가담’ 1심서 무더기 중형…여인형 징역 18년

이진우 15년·박안수 10년·곽종근 9년·문상호 12년

재판부 “군 사명·의무, 정치적 중립성 저버려” 질타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병력을 투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위 사진) 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이현경)는 21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기소된 여 전 사령관에게 징역 18년, 이 전 사령관에게 징역 15년을 각각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에게는 징역 10년,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에게는 징역 9년,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는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전 사령관, 박 전 총장, 곽 전 사령관에 대해 기존에 허가한 보석을 취소하고 재구금하겠다고 밝혔다. 여 전 사령관과 문 전 사령관의 경우 별건으로 구속된 상태다.

재판부는 “헌법기관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용인될 수 없다”며 “내란죄는 폭동으로 국가 존립을 위태롭게 하고 기본질서를 직접 침해하는 범죄로, 그 성격의 중대성은 어떤 범죄와도 비교할 수 없다”고 짚었다.

이어 “피고인들은 당시 육군참모총장, 방첩사령관, 수방사령관 등으로 대한민국 육군과 방첩사, 수방사, 특전사 등을 지휘·감독할 지위에 있는데도 군 사명과 의무, 정치적 중립성을 저버리고 특정 세력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사용했다”고 질타했다.

여 전 사령관에 대해서는 비상계엄 선포 전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만나 계엄의 목적이 위법하다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주요 인사 체포와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증거 확보 등 실행 방안을 구체적으로 준비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여 전 사령관이 작성한 메모에 포고령 위반자 체포, 합동체포조 운영, 구금시설 준비와 선관위 증거 확보 등의 내용이 담긴 점을 근거로 “계엄 선포 전 윤 전 대통령·김 전 장관과 만나 계엄 실행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 전 사령관의 주장처럼 평시에 비상계엄을 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기대를 가졌는지는 모르겠으나 윤 전 대통령 등과의 사전 만남, 메모 등에 비춰보면 적극적으로 사전 모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계엄 선포 이후엔 여 전 사령관이 방첩사 부대원들에게 주요 인사 체포와 선관위 서버 확보 등을 지시한 사실을 인정하며 내란 중요임무 종사의 고의와 국헌문란 목적이 모두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여 전 사령관이 선관위 서버를 떼어오거나 복사하라고 지시한 사실 등을 법정에서 부인한 위증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부하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다른 부대원 진술과도 부합한다”며 “허위 진술이 인정되고 위증의 고의도 인정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 전 사령관 역시 계엄 선포 전부터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비상계엄 의지를 인식하고 있었고, 국회에 수방사 병력을 투입할 상황을 염두에 둔 채 구체적 준비를 했다고 봤다.

특히 계엄 전날 작성한 메모와 계엄 선포 약 1시간 전 대테러부대를 소집한 경위 등을 들어 단순히 국회 중요시설을 방호한 것이 아니라 국회를 봉쇄하기 위해 병력을 투입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전 사령관 측은 봉쇄·통제·차단은 의미가 다르고 자신이 지시한 것은 질서 유지를 위한 ‘통제’였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봉쇄·통제·차단은 일상에서 혼용해 사용하는 개념”이라며 “구체적인 단어 사용만 내세워 이 전 사령관의 지시가 봉쇄가 아니라 질서 유지 의미의 통제였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아 부하에게 전달한 사실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당시 이 전 사령관 옆에서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들은 전속부관 등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이 전 사령관이 수방사 병력을 국회에 투입하면서 비무장을 지시했고 실제 물리력 행사가 없었던 점은 제한적으로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

박 전 총장에 대해서도 계엄사령관으로서 위헌·위법한 포고령을 발령하고 이를 근거로 경찰청장에게 국회 출입을 차단해달라고 요청해 ‘2차 봉쇄’가 이뤄지게 한 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수방사와 특전사 병력을 출동시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는 증명이 부족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박 전 총장이 계엄 선포 전 다른 사령관들과 계엄을 모의하거나 국회 봉쇄·통제에 관여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해당 부분을 이유무죄로 판단했다. 주문에서 별도로 무죄를 선고하지는 않았다.

곽 전 사령관은 5명 가운데 유일하게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 인물이다.

이에 재판부는 “곽 전 사령관은 계엄 해제 의결을 막기 위해 국회 등에 특전사 병력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면서도 “수사 초기부터 자수서를 제출하고 관련 사건에서 일관되게 진술한 점을 유리하게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과 선관위 직원 체포 등을 준비하고 계엄 선포 직후 정보사 병력을 투입해 선관위 청사를 점거하고 서버 확보를 지시한 혐의 등이 유죄로 인정됐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앞선 결심공판에서 여 전 사령관과 이 전 사령관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박 전 총장에게는 징역 25년, 곽 전 사령관과 문 전 사령관에게는 각각 징역 20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특검팀은 1심 선고 후 “군 지휘부에 있던 피고인들이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장기간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한 내란을 모의한 사실을 인정한 점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을 지키고 헌법을 수호해야 할 군의 핵심 지휘관들이 그 책무를 저버린 데 따른 책임을 확인한 판결”이라면서도 “피고인별 형량이 예상과 달리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한다”고 했다. 특검팀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와 범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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