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저지’ 훈장에도 내란 가담 혐의 받아
“합참 불시훈련”이라던 이진우…”출동 목적 몰랐다” 는 조성현
특검, 회군 전 ‘국회 진입 지시’로 혐의 인정
12·3 비상계엄 당시 윗선 지시에 저항하고 후속부대의 국회 투입을 막은 공로로 훈장까지 받은 조성현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이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권창영 특별검사팀의 수사를 받고 있다. 앞선 내란특검은 조 전 단장이 위법한 명령의 실행을 막고 계엄의 실체를 증언한 점 등에 무게를 둬 그를 입건하지 않았다.
그러나 3대 특검 잔여 사건을 수사하는 종합특검팀은 같은 행적을 다르게 보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국회를 봉쇄하려는 위법한 목적 아래 무장 병력을 국회로 출동·이동시킨 행위 자체가 내란 실행 행위인 폭동에 해당한다고 본다. 조 전 단장이 비상계엄 전부터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이 만든 수호신티에프(TF)의 구성과 훈련에 관여한 정황도 국회 병력 투입의 목적을 미리 알고 있었는지 판단할 단서로 보고 있다.
24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계엄 당일 조 전 단장의 지휘계통을 거쳐 제1경비단 예하 제2특임대대와 제35특임대대 병력이 국회로 출동한 사실에는 다툼이 없다.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전달받은 조 전 단장이 출동 명령을 내리자 제35특임대대 선발대가 국회로 향했고, 선발대 15명은 4일 0시24분께 국회 7문 옆 담장을 넘어 경내에 들어갔다. 뒤따라 도착한 후속부대 23명도 오전 1시3분께 조 전 단장의 지시에 따라 담장을 넘어 경내에 침투했다. 국회 투입 병력들은 육군 특수전사령부가 국회의원들을 데리고 나오면 시민들 사이에 통로를 만드는 것을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했으며, 경내에 들어가지 못한 제2특임대대 선발·후속부대도 소총과 권총, 실탄 또는 공포탄 등을 갖고 국회 인근까지 출동했다.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혐의 1심 재판부는 이 같은 수방사의 국회 병력 투입을 내란의 실행 행위인 ‘폭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판단만으로 조 전 단장의 내란 가담이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조 전 단장에게 책임을 물으려면 그가 국회 봉쇄라는 위법한 목적을 인식·공유하면서 병력 투입에 관여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내란죄는 국회 기능이 실제로 마비되는 결과까지 발생해야만 성립하는 범죄는 아니다. 무장 병력의 국회 출동이 국회의원들의 활동을 막고 국회 기능을 멈추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면서도 이를 받아들였다면 국헌문란 목적에 대한 미필적 인식이 인정될 수 있다.
조 전 단장이 다투는 지점도 바로 이 대목이다. 국회 봉쇄라는 위법한 목적을 인식하거나 공유한 적이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전 처음 출동 준비를 할 당시에는 이 전 사령관이 ‘합참 불시훈련’이라고 속였고, 이후에도 이 전 사령관의 명령이 위법이라는 점을 알아차리기 전까지는 국회에서 대테러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오인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조 전 단장의 계엄 당일 움직임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전인 2024년 12월3일 밤 9시48분께 이 전 사령관의 전화로 시작됐다. 이 전 사령관은 조 전 단장에게 수호신티에프를 소집하고 사령부로 들어오라고 지시했다. 이후 다시 전화를 걸어 “합참 불시훈련이라고 해라”며 공포탄 휴대와 부대 패치 제거, 장병들의 개인전화기 수거를 명령했다.
조 전 단장은 이 전 사령관의 출동 지시를 계엄 작전이 아니라 합참의 불시 상황조치 훈련으로 받아들였다고 주장한다. 이 전 사령관이 “합참 불시훈련이라고 해라”고 말했고, 직전 주 합참 전투준비태세 검열 결과도 미흡했던 만큼 그 후속 훈련이 실시되는 것으로 이해했다는 것이다. 이후 국회로 이동하라는 지시도 대테러 방호 임무의 연장선으로 인식했다고 한다. 실제 조 전 단장은 예하 부대에 출동 준비와 함께 사령관 사열에 대비하고 음주운전자가 없도록 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예하 부대의 출동 준비와 선발대의 국회 이동, 후속부대 월담 지시 등도 이런 인식 상태에서 이뤄졌다는 게 조 전 단장 쪽 설명이다.
결국 조 전 단장이 국헌문란 목적을 인식했는지가 내란죄 성립의 핵심인 만큼, 종합특검팀은 그가 비상계엄 이전부터 이 전 사령관의 별도 병력 운용 구상에 관여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핵심 수사 대상은 수호신티에프다. 수호신티에프는 이 전 사령관의 지시로 2024년 초 만들어진 별도의 병력 운용 조직으로, 종합특검팀은 조 전 단장이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받아 조직의 밑그림을 직접 그리고 편성·운용 논의에서도 핵심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