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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주식도 재산 분할 대상…”

 “노소영에게 9440억원 지급”  판단 근거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금으로 944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파기환송심 판결이 나오면서 약 10년간 이어진 이들의 법적 다툼도 마무리된다. 법원은 SK 주식이 부부의 혼인 기간에 형성·유지된 공동재산이라고 보고 재산 분할 대상에 포함시켰다. 다만 앞서 대법원에서 지적한 대로 노 관장의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SK에 지원한 ‘비자금 300억’에 대한 노 관장의 기여도는 따지지 않았다.

서울고법 가사1부(재판장 이상주)는 24일 두 사람의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선고를 진행하고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이번 판결에 불복하면 이들은 대법원에 재상고할 수 있지만, 대법원은 사실관계를 따지지 않는 ‘법률심’이기 때문에 법리적 잘못이 없다면 이번 판결이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주식도 분할 대상 맞아…노태우 비자금 부분은 비율 산정 안해”

이번 소송의 가장 큰 쟁점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이 분할 대상인지, 맞다면 분할 비율을 어떻게 산정해야 하는지였다. 1심과 2심에선 최 회장 보유 주식을 ‘특유재산’으로 볼 것인지 아닌지를 두고 판단이 엇갈렸다. 특유재산은 부부 한쪽이 혼인 전부터 소유한 재산으로 분할 대상이 아니다.

1심 재판부는 특유재산이 맞다고 판단하고 SK 주식을 제외한 재산만 분할해 유책 배우자인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665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달랐다. SK 성장에 노 전 대통령이 지원한 300억원이 있었다며 최 회장 보유 SK 주식 역시 분할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이 지난해 10월 비자금은 불법 자금이므로 이 돈이 SK에 유입됐다고 해도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할 수는 없다며 파기환송했다. 이때 위자료를 20억원으로 산정한 2심 판단은 그대로 확정돼 파기환송심에선 재산 분할만 다투게 됐다.

이날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주식이 재산 분할 대상에 포함된다며 “주식은 최태원이 계속 보유하고, 노소영 몫 중 부족한 부분을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했다. 재판부는 “해당 주식은 혼인기간 중 최태원 명의로 취득한 재산으로 양측 모두 그 형성이나 가치의 유지, 증가에 기여했다고 인정된다”며 “혼인기간 중 최태원의 경영 활동으로 보유 주식 가치가 크게 늘어났고 여기에는 노소영의 가사, 양육, SK그룹에 관한 대외적 활동도 기여한 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2심 판결과 비슷한 취지의 판단이다.

다만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노태우 비자금’ 300억원과 관련해서는 재산 분할 비율을 산정하는 데 참작하지 않았다. 혼인관계 파탄일 이전에 최 회장이 경영 활동의 일환으로 증여한 주식도 분할 대상 재산에서 제외했다.

주가는 2024년 기준…이후 5배 뛰었으나 “분할 대상은 아냐” 판단

논란이 됐던 재산 분할 기준 시점에 대해서도 앞서 진행된 2심 변론 종결일인 2024년 4월16일로 정해야 한다고 파기환송심 법원은 판단했다. 파기환송 전 마지막 사실심인 2심 당시 SK 주가는 약 16만원이고, 파기환송심 변론 종결일인 지난달 26일 기준 주가는 약 80만원이라 가액의 차이가 컸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상 이혼이 확정된 이후 재산 분할을 청구하는 경우에도 분할 대상이 되는 재산과 그 액수는 이혼 소송의 사실심 변론 종결일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게 대법원 판례”라고 했다. 그러면서 두 날짜 사이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이 상승분만큼 재산 가액에 반영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여기엔 최 회장의 경영 기여가 뒷받침되었고, 주식의 변동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라는 근거를 들었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주가가 높이 뛴 상황 자체는 “부부 공동재산의 공평한 분배를 위해 재산 분할 비율 산정에서 고려했다”고 했다. 재산 가액 평가 시점의 안정성과 실질적 공평성을 함께 따진 판단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재산 분할 비율을 최 회장 3분의 2, 노 관장 3분의 1로 조정했다.

법원은 재산분할금을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판단한 데 대해서는 “분할 방법에 대한 양측의 의사, 최태원 보유 주식은 회사에 대한 경영권과 지배권의 근거가 된다는 점, 분할 대상 재산의 명의와 형태, 취득 경위 및 이용 상황 등을 고려했다”고 했다.

이로써 천문학적인 금액이 달려있던 ‘세기의 이혼 소송’도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1988년 9월 결혼해 세 자녀를 뒀으나 2015년 최 회장이 언론을 통해 “10년 넘게 깊은 골을 두고 지내왔다”며 혼외 자녀 존재를 알리면서 파경을 맞았다. 그는 2017년 7월 이혼 조정을 신청했으나 결렬돼 2018년 2월 정식 소송에 들어갔고, 노 관장은 2019년 12월 이혼에 응하겠다며 맞소송을 냈다.

최 회장의 측은 선고 이후 입장문을 내고 “20년에 가까운 혼인 해소 과정에서 지난해 대법원 판결로 이혼이 확정됐고, 오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판결이 있었다. 구체적 입장은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밝히겠다”면서 “최태원 회장은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노 관장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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