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송 (미교협 나눔터 국장)
일주일 사이 두 명이 이민단속국(ICE) 요원의 총에 맞아 죽었다. 그리고 이민자 수용소 안에서도 사람들이 계속 죽어 나가고 있다. 거리와 철창 안에서 지금 이 나라의 이민자 단속은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7월 7일 텍사스 휴스턴에서, 그리고 그로부터 엿새 뒤인 7월 13일 메인주 비들포드에서 두 남성이 ICE 요원의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한 명은 35년째 텍사스에 살며 세 자녀를 대학까지 보낸 건설업자 로렌조 살가도 아라우호(52)였고, 다른 한 명은 세 살배기 딸을 둔 콜롬비아 출신 배달 노동자 요한 세바스티안 두란 게레로(25)였다.
두 사람 모두 애초 ICE가 노리던 체포 대상이 아니었다. ICE와 국토안보부는 두 사건 모두 “위협을 느껴 발포했다”고 밝혔지만, 이후 공개된 영상과 목격자 증언은 이 설명과 어긋났다. 요한이 총에 맞은 뒤 “멈추려 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목격담, 앞유리에 남은 최소 네 발의 탄흔, 세 살배기 딸이 지켜보는 앞에서 쓰러진 아버지, 이 장면들은 “정당한 발포” 설명과 어울리지 않는다. 두 사건 모두 요원들은 바디캠조차 착용하지 않았다.
일주일 사이 ‘엉뚱한 차량’을 세우다 무고한 사람을 죽인 사건이 두 차례나 반복되자, ICE는 결국 대부분 차량 검문·단속을 잠정 중단하는 지침을 내렸다. 스스로 문제를 인정한 셈이지만, 이미 두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거리에서 벌어지는 폭력은 수용소 담장 안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11일, 멕시코 국적 알레한드로 카브레라 클레멘테(49)가 루이지애나주 교정국 시설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그는 올해 들어 16번째, 그리고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1년 4개월여 만에 이민자 수용소에서 목숨을 잃은 47번째 사람이었다. 현재 수용소 내 사망률은 10만 명당 11명으로, 2022년의 10만 명당 1명에 비해 10배 넘게 늘었다. 이들의 죽음은 제대로 된 조명조차 받지 못한다.
이렇게 거리와 수용소에서의 폭력과 죽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는 또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이민자 단속 예산을 승인했다. 그리고 ICE는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예산을 확보한 법 집행기관이 됐다. 이민자와 국경 단속 집행 예산 1700억 달러, ICE 단속과 추방 활동 예산 299억 달러 추가, 이민자 구금시설 확충 450억 달러, 주와 지방 정부의 이민자 단속 지원 173억 달러, 국경 장벽 건설 465억 달러 등이다. 이 예산으로 정부는 ICE 요원 1만 명을 더 늘린다.
한인사회가 최근의 사건들이 라틴계 커뮤니티의 일이라고 관심을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인사회 곳곳에서 이미 여파를 느끼고 있다. 많은 라틴계들이 한인 업소에서 일을 하지만 동시에 그들은 고객이다. ICE가 휩쓸고 지나간 지역은 한인 업주들이 급격한 고객 감소를 겪는 곳들이 늘고 있다.
이민자 커뮤니티는 서로 함께 살아가는 경제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은 시민이든 아니든, 흑인이든 백인이든, 라틴계이든 아시아계이든 누구나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으며 존엄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 모든 사람의 인간성이 존중되고 권리가 보장되는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가 될 수 있도록 우리도 싸워야 한다. (갑송 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