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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빚투 1년 새 54% 폭증…2000·2007·2021년 증시 고점과 겹쳤다

주식 매수용 차입 잔액 1조4156억달러

과거 증가율 최상위 10% 구간 진입

미국 투자자들이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이 지난 5월 기준 약 1조4155억7000만달러로 1년 새 54% 늘었다. 비슷한 증가세가 2000년과 2007년, 2021년 증시 고점과 맞물린 전례가 있어 향후 1년간 미국 증시가 조정받을 위험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마켓워치는 13일(현지시간) 신용거래 급증이 미국 증시의 취약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을 전했다. 증권업계 자율규제기관인 미국 금융산업규제국(FINRA)에 따르면 지난 5월 투자자들이 신용거래 계좌를 통해 빌린 돈은 1조4155억7000만달러(약 2116조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3.7% 늘었다.

마진거래는 투자자가 보유 자산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 등을 사는 방식이다. 주가가 오르면 수익을 키울 수 있지만, 담보가치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추가 증거금을 내야 하거나 증권사가 투자자의 보유 주식을 강제 매도할 수 있다.

미국 투자연구·자산운용사 루트홀드그룹의 스콧 옵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차입 잔액 자체보다 증가 속도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신용거래 증가세가 투자자들의 과도한 자신감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루트홀드그룹 자료에 따르면 신용거래 증가율이 지금처럼 급등한 시점은 2000년과 2007년, 2021년의 증시 고점과 겹쳤다. 이들 고점 뒤에는 각각 닷컴버블 붕괴와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약세장이 이어졌다.

옵살은 과거 신용거래 증가율이 40%대에 진입했을 때 S&P500지수가 이후 12개월간 조정받을 위험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증가율은 약 54%로 이 수준을 웃돈다.

과거 신용거래 증가율을 크기에 따라 10등분했을 때 현재는 최상위 10% 구간에 해당한다. 이 구간의 평균 증가율은 50.5%였으며, 이후 12개월간 S&P500지수는 평균 0.5% 하락했다.

2021년 증시 고점 뒤 나타난 낙폭은 이보다 훨씬 컸다. S&P500지수는 2022년 19.4% 급락했다. 다만 같은 최상위 구간에 속했던 사례들의 이후 12개월 평균 하락률이 0.5%였다는 점에서 신용거래 증가가 매번 폭락으로 이어졌다는 뜻은 아니다.

네이션와이드의 마크 해킷 수석시장전략가는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가 증시의 매수세를 키운다고 설명했다. 특히 차입 자금이 최근 상승세가 강한 종목군으로 향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늘어난 차입 자금이 올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급등한 반도체주 등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해킷은 신용거래와 옵션 거래,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등 차입이나 레버리지를 동원한 거래가 같은 종목군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정 종목군에 레버리지 투자가 몰리는 것은 투자자들의 낙관이 복권 당첨을 노리는 투기심리와 맞닿아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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