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내 강경 진보세력 겨냥 “공산주의 실패한 체제”
악천후로 건국 250주년 행사 차질…트럼프 연설 강행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워싱턴DC 내셔널 몰에서 진행된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 연설에서 애국심을 강조하며 정적을 겨냥 “미국에 공산주의자들이 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곳으로 오기가 쉽지 않았다”며 악천후로 지연된 행사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분께 감사드리고 싶다. 여러분은 옳은 일은 해주셨다”며 “번개가 치는 것을 봤을 때 나는 오전 4시에 단 한 명의 군중 앞에서 연설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도 나는 반드시 이곳에 있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결코 주저하지 않았다”라고 말해 군중의 환호를 이끌어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권자 등록 요건을 강화하는 이른바 ‘세이브 아메리카 법안(SAVE America Act)’을 언급하며 법안 통과 필요성을 역설했다. 대통령은 이를 처리해 달라고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압박하고 있지만, 일부 의원 사이에서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고 있다.
그는 “(중간선거에서) 우편 투표는 없을 것”이라며 질병이나 장애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우편 투표는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공산주의는 실패한 체제이며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이다. 공산주의 체제는 미국 체제와 정반대다. 공산주의 체제는 단 한 번도 제대로 작동한 적이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우리는 그런 위협을 막아내야 한다”며 “(공산주의는) 마치 암과 같아서 잘라내야 하고, 그것도 빨리 잘라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역사는 “누구도 우리의 자유를 빼앗아 가도록 절대 내버려두지 않을 것임을 증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공산주의와의 전쟁에 참전했던 용사들에게 자랑스럽게 감사를 표한다”며 6·25 전쟁 중 미국과 중국군이 교전을 벌인 ‘장진호 전투’에 참여했던 패트릭 핀 해병대 병장과 루디 미킨스 일병을 호명했다.
정진호 전투는 1950년 11월 27일부터 12월 11일까지 17일간 진행된 미 해병대 주도 작전으로, 당시 미 제1해병사단 병력 1만5000여 명과 우리 육군 제7사단 병력 3000여 명이 함경남도 장진호 인근을 둘러싼 중공군 7개 사단 12만여 명의 포위망을 뚫고 흥남으로 철수했다. 이 작전으로 10만여 명의 피난민이 남쪽으로 철수할 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내에서 부상하는 강성 진보 진영인 민주사회주의를 공산주의로 규정하며 통합보다는 분열과 공격의 메시지를 내왔다.
이날 연설은 수도권에 예보된 폭풍우로 시간대가 조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폭풍우 영향으로 4일 오후 9시 45분에서 오후 11시로 조정됐다. 앞서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날씨와 상관없이 연설하기 위해 “곧 백악관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폭풍은 어떤 행사든 행운을 가져다준다. 또 행사를 조금 더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릴 것이다. 새벽 2시든, 1시간 후든 상관없다”며 “폭풍은 지나갈 것 같다. 항상 그렇듯”이라고 전했다.
그는 연설에서 날씨 탓에 행사를 연기하자던 참모들에게 “다음주는 안 된다. 오늘이 바로 중요한 날이다. 우린 7월 4일을 원한다”며 “왜냐면 오늘이 독립선언 250주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연설이 끝나고 불꽃이 터지기를 목 놓아 기다리던 사람들의 머리 위로 85만발 중 첫발이 하늘로 쏘아 올려진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을 마친 직후인 자정이었다. 불꽃쇼 시작이 이튿날 새벽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예상보다 짧게 연설을 마친 듯한 모습이었다.
메인 무대의 미군 밴드가 팝송 메들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40분 가까이 끊임없이 터진 폭죽 소리와 불꽃을 배경으로 시민들은 몸을 흔들며 미국의 250세 생일을 자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행사 퇴장곡으로 쓰이고 있는 ‘YMCA송’에 달아올랐던 현장의 분위기는 후반부 닐 다이아몬드의 대표곡 ‘스위트 캐롤라인’이 연주되자 절정으로 치달았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역대급’ 불꽃쇼가 끝나자 사람들은 “USA”를 연호했다. 군중은 토요일 밤의 열기를 뒤로한 채 각자 있던 곳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날 워싱턴 한복판에서는 백인우월주의 세력의 행진도 벌어졌다. 흰색 복면을 쓴 남성들은 단체 깃발과 미국 건국 초기 성조기를 차용한 깃발을 들고 워싱턴 도심과 지하철역 일대를 행진하며 “미국을 되찾자”고 외쳤다. 진보 성향 시위대도 백악관 주변과 도심 곳곳에서 집회를 열었다. ‘위 더 피플 250’ 시위대는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일대에서 길이 213m에 이르는 독립선언서 복제본을 들고 행진하며 시민권과 민주주의 가치의 후퇴를 규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