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차범위 내 부정 49.7%-긍정 46.7%
선거관리 부실 , 여당 내 당권 갈등, 자산시장 양극화 요인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취임 뒤 처음으로 40%대로 떨어지고,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는 ‘데드크로스’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2일 나왔다. 청와대는 “이를 엄중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국민께서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바라고 계신지 더욱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더불어민주당 내 갈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5∼19일 전국 18살 이상 유권자 25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의 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2%포인트)를 보면, 이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4.8%포인트 하락한 46.7%를 기록했다. 부정평가는 전주 대비 5.5%포인트 상승한 49.7%로 나타났다. ‘잘 모름’은 3.6%로 조사됐다. 오차범위 내 결과이긴 하지만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며 취임 후 첫 데드크로스가 나타났고, 리얼미터 조사 기준 국정 수행 지지율이 40%대로 내려온 것도 처음이다.
비록 오차범위 안이지만 처음으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른 것이다. 지방선거 직전인 5월 4주차 조사에서 59.1%를 기록했던 이 대통령 지지율은 3주 만에 10%포인트 넘게 빠졌다.
권역별로는 대구·경북 지역이 전주 대비 9.9%포인트 하락한 34.6%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인천·경기(44.8%)는 7.6%포인트, 서울(39.8%)은 7.4%포인트 떨어졌다. 이념성향별로는 중도층에서 4.9%포인트 하락한 47.5%, 진보층에선 3.2%포인트 하락한 80.4%로 각각 조사됐다.
6·3 지방선거 뒤 이 대통령의 국정지지도 하락 추세는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전국 18살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57%, 부정평가는 35%로 조사됐다.
리얼미터는 “선거관리 부실 사태로 촉발된 책임론 확산과 여당 내 당권 갈등이 정국 전반의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유럽 순방 성과와 코스피 9000선 돌파 등 일부 긍정 요인에도, 자산시장 양극화 우려가 부각되며 중도층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지 이탈이 나타나 하락세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 전당대회를 앞두고 ‘명청 갈등’도 이유가 됐을 것이고, 당 바깥으로는 부실선거 이슈가 나오면서 일부 보수층도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통상 대통령이 순방을 가면 지지율이 뛰었는데, 이번에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했음에도 오히려 대통령이 내부 정쟁에 개입하는 모습까지 보이면서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당청은 여론조사 결과에 고개를 숙였다. 청와대는 이날 입장을 내고 “최근 지지율 변동은 민생경제 상황에 대한 국민의 체감과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평가가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 뒤 기자들과 만나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당내에서 논의 절차를 밟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권 안에서는 국정동력이 상실될까봐 우려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6·3 지방선거 후유증도 있고,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지층이 갈라지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며 “국정동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가볍게 넘길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위기감이 감지된다. 한 수도권 다선 의원은 “결과가 나온 그대로 보고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냐”면서도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나 선관위 국정조사 등 여러 일정들이 남아있으니 (하락세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