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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일 휴전’ 물꼬 텄지만…핵·제재완화 협상 난항

“호르무즈 재개방” 양국 해석 다른 듯

‘레바논 휴전’ 포함되나…美 입장 모호

우라늄 포기-동결자산 해제 순서싸움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란 정권이 전쟁 발발 90일을 앞두고 평화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다. 휴전을 60일 연장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데는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과 이란의 세부적 입장이 다르고, 양국 모두 경제 제재와 고농축 우라늄이라는 핵심 지렛대를 포기하지 않고 있어 치열한 힘겨루기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60일 휴전, 호르무즈 개방’ 합의…세부 해석엔 이견

액시오스, CBS 등 미국 언론과 타스님통신 등 이란 언론은 모두 양국이 휴전 상황을 60일간 연장하고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에 착수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논의 중이라고 최근 보도하고 있다.

이란이 즉각 호르무즈 해협 차단을 풀고 30일 내로 해상 교통을 전쟁 발발 전 수준으로 복구한다는 MOU 문구도 양국 언론이 동일하게 전하고 있다. 실제로 합의가 이뤄진 상황으로 해석된다.

제3국인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즉각 호르무즈 해협에 부설한 기뢰 제거를 시작하고, MOU 체결 30일 이내로 해협 통항량을 전쟁 전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다만 해협 개방의 의미를 둘러싼 이견은 남아 있다.

미국 액시오스가 지난 23일 보도한 MOU 초안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의 별도 통행료 부과 없이 자유 개방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비용 부과 없는 자유 통항을 수차례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란 외무부는 25일 “항행 서비스와 환경 보호 조치를 제공할 것”이라며 서비스료 명목의 비용 부과를 이어갈 뜻을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량은 늘리되 통제권은 유지하겠다는 취지다.

미국의 해상 봉쇄가 어떻게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입장차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 타스님통신은 해상 봉쇄가 MOU 체결 30일 내에 해제돼야 한다고 보도했으나, CNN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핵 문제를 포함한 최종 합의까지 봉쇄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양국 보도를 종합하면 봉쇄 전면 해제가 아닌 일부 해제에 대해서는 접점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 파르스통신은 “석유 제재가 풀리면 60일간 수입이 거의 100억 달러 증가할 수 있다”고 했다.

레바논 휴전 포함될까…美, 이스라엘 확전 시도 ‘관리모드’

이스라엘-레바논 전선을 핵심으로 하는 전 지역에서 전쟁을 멈춘다는 취지의 조항도 양국 보도에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CBS 보도에 따르면 MOU 초안에는 “이란과 미국, 동맹국들이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군사작전 종료를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선언” 문구가 들어갔다.

타스님통신은 나아가 “MOU 체결시 이스라엘의 레바논 전쟁을 포함한 ‘미국 및 동맹’과 ‘이란 및 동맹’의 전쟁이 모든 전선에서 종료됐음을 선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열쇠를 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헤즈볼라 위협을 강조하며 레바논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도 이를 이스라엘의 자위권 행사 수준으로 보고 막아서지 않는 상황이다.

CNN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3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이란 MOU에 헤즈볼라 공격 중지 조항이 포함되는 데 대해 우려를 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위협에 대응하는 행동권을 지지한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미국 당국자는 액시오스에 “휴전은 일방적 개념이 아니다”라며 “헤즈볼라가 재무장하고 공격을 선동할 경우 이스라엘은 이를 막기 위해 행동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헤즈볼라의 공격에 대한 반격은 휴전과 무관하다는 취지다.

다만 미국은 최근 전선 확대를 시도하는 이스라엘 측에 “베이루트의 건물을 파괴하지 말라”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전 협상 자체를 무너뜨리는 수준의 긴장 고조는 막겠다는 관리성 메시지로 보인다.

‘우라늄 먼저 포기’ vs ‘자산동결 우선 해제’…격론 예상
핵심 쟁점인 이란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와 미국의 이란 제재 완화 문제는 원론에만 합의한 뒤 60일간 본협상을 통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양국 모두 자국의 요구 사항을 우선 타결한 뒤 상대방 요구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60일간 치열한 힘겨루기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국은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포기가 먼저라는 입장이다.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은 “‘먼지(고농축 우라늄)’ 없이는 돈도 없다(No dust, No dollars)”는 문장을 자주 쓰기도 한다.

CBS에 따르면 중재국 초안은 ‘이란이 핵무기를 절대 개발하지 않는다는 점을 재확인’, ‘이란은 양측이 합의한 방식에 따라 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폐기하는 데 동의’, ‘이란의 동결 자산 및 제재 문제는 위 조항들에 대한 이란의 이행 여부에 따라 처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란이 ‘핵 포기’를 확약한 뒤에 제재 해제를 검토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란 측 주장은 다르다. 미국이 동결 자산 해제를 먼저 시작하지 않으면 MOU 체결 자체를 거부한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대미 협상 대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카타르를 통해 미국에 240억 달러(36조1000억원) 동결 해제를 선결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님은 “미국은 자산 (동결) 해제를 핵 관련 최종 합의와 연계하려 하고 있지만, 최소한 일부 자산은 즉시 해제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전량 미국 회수’였던 기존 입장을 ‘이란 또는 제3국 폐기 검토’로 일부 완화하면서 양국이 ‘미국 감독 하 이란 내 고강도 희석’에서 이견을 좁히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는 만큼, 양국이 60일간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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