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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 컬럼> 외교정책 결과에 대한 책임 누가 져야 하나

감동찬 (뉴욕 시민 참여 센터 대표)

1964년부터 1973년까지, 라오스의 하늘에는 9년 동안 쉼 없이 미국의 폭격기가 떴다. 8분마다 한 번꼴이었다. 그 결과는 숫자로 끝나지 않는다. 아직도 아이들이 쇳덩이를 공처럼 집어 들다가 죽는다.  미국의 폭격은 끝났지만, 8천만 발의 집속탄 자탄이 묻혀 있고 100년이 지나도 해결이 어렵고 그 와중에 벌써 5만 명 이상이 죽거나 불구가 되었고 그중 40%가 어린이다. 미국의 외교 선택의 결과는 끝나지 않는 비극을 낳고 있다.

이 사실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그 결정을 내린 사람들은 누구였고, 그들을 선택하거나 방치한 사람들은 누구였는가.  민주주의에서 전쟁은 추상적인 국가 행위가 아니다. 구체적인 선택의 결과다. 지도자는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유권자가 만든다. 그렇다면 유권자의 책임은 투표함에 종이 한 장 넣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이전과 이후가 더 중요하다.

도널드 P. 그렉은 평생 정보와 외교의 현장에서 일하고 쓴 회고록 ‘역사의 파편’을 통해 미국의 외교정책을 비판했다. 상대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외교는 실패하고 전쟁이 시작된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의 정책을 관철시키기 위해 상대를 악마화하고 내편과 적으로 세상을 규정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정책 결정자들에 의해서 지난 수십년 동안 미국은 하지 않아도 될 전쟁으로 미국은 빚더미에 올랐고 세계의 신뢰를 잃어왔다고 하였다.
이 말은 외교관만이 아니라 미국의 유권자들이 들어야 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해 없이 내리는 선택은 결국 오판으로 이어진다.

유권자가 가져야 할 첫 번째 원칙은 ‘공부’다. 정치는 이미지가 아니라 기록이다. 후보가 어떤 전쟁을 지지했고, 어떤 개입을 정당화했으며, 어떤 비용을 국민에게 떠넘겼는지 확인해야 한다. “강하다”는 말이 실제로는 무책임한 군사 개입을 의미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는지는 이미 역사가 증명했다.
두 번째는 ‘책임의 추적’이다. 물가 상승, 의료비 폭등, 불안정한 일자리. 이 모든 것을 단순히 특정 집단이나 이민자에게 돌리는 정치인은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는 사람이다. 수십 년간 반복된 해외 개입과 전쟁 비용이 어떻게 국가 부채로 전가되고, 결국 시민의 삶을 압박하는지 구조를 봐야 한다. 누가 그 결정을 내렸는지 끝까지 따라가야 한다.

세 번째는 ‘언어에 대한 경계’다. 전쟁은 항상 단순한 언어로 시작된다. “악”, “위협”, “제거해야 할 대상”. 이런 단어가 반복될수록 현실은 왜곡된다. 상대를 악마로 만들면, 복잡한 역사와 맥락을 이해할 필요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 순간, 전쟁은 가장 쉬운 선택이 된다. 쉬운 선택은 항상 가장 비싼 대가를 남긴다.
네 번째는 ‘지속적인 감시’다.  라오스의 ‘비밀 전쟁’이 가능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시민이 몰랐기 때문이다. 의회조차 속았다. 민주주의는 제도가 아니라 습관이다. 묻지 않는 시민 위에 책임 있는 권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투표는 시작일 뿐이고, 질문과 감시는 일상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은 ‘기억’이다. 과거를 잊는 순간, 같은 선택은 반복된다. 라오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이름은 다르지만 패턴은 같다. 미국의 개입으로 이들 나라의 국민들의 삶은 더 피패해졌고 실패한 국가가 되었다. 개입은 쉽게 시작되고, 비용은 오랫동안 남는다. 그 비용은 항상 미국 내 가장 약한 사람들에게 먼저 떨어진다. 그리고 이제 미국도 빚더미로 몰락하는 나라가 되었다. 유권자는 도덕적 존재가 아니라 현실적 존재여야 한다. 감정이 아니라 결과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누가 더 강하게 말하는지가 아니라, 누가 더 적은 희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지를 봐야 한다.
역사는 거대한 하나의 서사가 아니라, 흩어진 선택들의 집합이다.
그 선택의 파편을 맞추는 사람만이 다음 선택의 결과를 바꿀 수 있다.다음 지도자를 뽑는 일은 단순한 정치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다음 전쟁을 막을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라오스의 ‘비밀 전쟁’을 허용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이다. (동찬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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