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권한법상 대통령 무력행사 기한 5월1일까지 ‘60일’
의회 불승인 땐 30일 내 철군해야…종전 압박 거세질 듯
미국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적대국에 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인 60일이 끝나가고 있다. 미 전쟁권한법에 따라 오는 5월1일(현지시각)까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조처가 없다면 2월28일 시작된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은 명백한 위법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해온 공화당조차 이날을 ‘데드라인’으로 못 박은 터라,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미국 내 종전 압박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사진은 캐피틀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가 태미 볼드윈 상원의원과 함께 이란 전쟁에 관한 팻말을 가리켜 보이고 있는 모습.
미국 헌법상 전쟁을 선포할 권한은 의회에 있다. 1973년 제정된 전쟁권한법은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군사력을 동원했을 때 공동 결의안을 통해 즉각적인 군 철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60일 내에 의회를 통한 무력 사용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30일 안에 철군해야 한다. 이번 전쟁의 실제 개전은 2월28일이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에 공식 작전 개시를 공식 통보한 시점(3월2일)부터 시효가 시작된다.
철군하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공화당을 설득해 상·하원 모두에서 전쟁 승인을 받거나, 의회 동의 없이도 스스로 전쟁 연장을 강행하는 방법 두 가지 길이 있다.
그동안 공화당은 민주당이 낸 전쟁 반대 결의안을 번번이 부결시켰지만, 5월1일부터는 기류가 변할 것으로 보인다고 22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쟁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60일 시한을 무시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존 커티스 의원은 최근 기고문을 통해 “의회 승인 없는 60일 이상의 군사 행동은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브라이언 마스트 하원 외교위원장도 “5월에도 전쟁이 계속되면 (전쟁 반대 결의안의) 표결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 없이도 전쟁을 연장할 가능성은 적지 않다. 전쟁권한법이 행정부에 대한 입법부의 견제 의미로 만들어진 법이어서 처벌 규정이 없고, 법적 효력도 모호해 소송도 여러 차례 제기됐다. 역대 미 대통령들은 전쟁권한법이 헌법상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권한을 부당하게 제약하고 있다며 의회와의 협의나 철군 의무를 회피해왔다. 2011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리비아 군사 작전을 60일 넘게 전개하면서 ‘지상군 투입 없는 제한적 작전’이라며 해당 법률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위법 논란을 우회해 거센 반발을 불렀다.
전쟁권한법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멈춰 세우지 못하더라도, 의회는 예산권을 통해 견제에 나설 수 있다. 전년보다 약 40% 증액을 요청한 국방예산을 대폭 삭감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3일 뉴욕타임스는 백악관이 2027회계연도 국방예산을 1조5천억달러(2220조원) 규모로 편성해 의회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마저도 본격적인 전쟁 비용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원 마련을 위해 주택·교육·보건 예산 등 다른 국내 예산이 대폭 삭감될 것으로 보여, 유권자를 의식한 공화당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