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과거에는 항의 빗발쳤는데”···
‘실용’ 이 대통령 지지율 높은 상황
집권여당도 우클릭 행보에 “존중”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선거에 나선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연일 ‘박정희·박근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그의 우클릭 행보에 반발이 컸던 12년 전과 달리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이번에는 “후보 판단”이라며 존중하는 분위기다. 실용주의 노선을 표방한 이재명 대통령도 통합을 강조해온 데다 이전보다 당선 가능성이 커진 선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당의 의지도 엿보인다.
김 전 총리는 5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있고 대구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꼈다면 과오 논쟁을 넘어 대구의 미래를 향한 논쟁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공천 갈등으로 잡음이 지속되는 사이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 민심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전 총리는 2014년 대구시장 선거 출마 당시 공약이었던 ‘박정희컨벤션센터’ 공약도 다시 꺼냈다. 그는 “광주는 김대중컨벤션센터가 있는데, 대구도 엑스코 외에 이름을 붙여줘 대구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끼게 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지역의 어른이니 (추진할 것)”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하겠다는 뜻도 재차 밝혔다.
김 전 총리의 박정희·박근혜 포용 행보를 보는 민주당과 지지층의 반응도 12년과는 달라진 분위기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KBS <일요진단>에서 김 전 총리의 박 전 대통령 예방 계획을 두고 “대구 현실에 대한 판단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 측근인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회동의 전제 조건으로 ‘박 전 대통령의 실질적인 명예회복 방안’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당 차원의 명예회복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전 총리는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 처음 출마했을 당시에도 “박 전 대통령의 공과를 함께 봐야 한다”고 주장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당시 현직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담은 선거 현수막을 내걸고 박정희컨벤션센터 건립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당시 야당 후보를 상대로 한 색깔론 공세에 방어하려는 차원이었지만 보수 진영의 호응은 크지 않았고, 오히려 진보 시민단체의 공개 비판에 직면했다.
그러나 12년이 지난 지금은 같은 메시지를 내놨음에도 지지층의 수용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탄핵·수감·사면 과정을 모두 거친 데다,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집권여당의 자신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용주의 노선을 표방하는 이재명 대통령 역시 20대·21대 대선 후보 시절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명백한 과오가 있지만 산업화를 통해 경제 발전을 이끈 공도 있다”고 여러 차례 평가한 바 있다.
김 전 총리 측 관계자는 “(과거에는) 박 전 대통령과 찍은 사진 한 장만으로도 사무실 전화가 마비될 정도로 항의가 빗발쳤다”며 “지금은 ‘대구 민심을 얻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일정 부분 용인하는 분위기가 지지층 내부에도 형성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