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포기 반발 정유미, 고검 검사로 사실상 ‘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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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1심 선고에 대한 항소 포기 사태에 반발해 항의 성명에 이름을 올린 김창진 부산지검장·박현철 광주지검장·박혁수 대구지검장이 11일 검찰 인사에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 발령됐다. 김 지검장과 박현철 지검장은 인사 발표 후 바로 사의를 표명했다. 항소 포기 사태 이후 검찰 내부망에서 지휘부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한 정유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고검 검사로 사실상 강등됐다.
법무부는 이날 대검검사급 검사 4명에 대한 전보인사, 4명에 대한 신규 보임 인사를 발표했다. 인사 시행일은 오는 15일이다.
박 대구지검장, 김 부산지검장, 박 광주지검장은 나란히 ‘한직’으로 분류되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이 났다. 이들은 앞서 검찰 지휘부가 대장동 개발 1심 결과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자 경위를 요청하는 ‘집단 검사장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박재억 전 수원지검장 등 18명의 검사장은 검찰 내부 게시판에 ‘검찰총장 권한대행께 추가 설명을 요청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게재했다.
김 부산지검장과 박 광주지검장은 바로 사의를 표명했다. 김 검사장은 이날 검찰 내부 게시판에 “대한민국 검사로 근무할 수 있어서 참 행복했다”며 사직 인사를 남겼다. 그는 “검사가 결정하는 업무에는 늘 외압이 따르기 마련”이라며 “검사는 절대로 외압에 굴복하고 이용당해서는 안 된다. 정의로워야 하고 정의롭게 보여야 한다. 그것을 제대로 하라고 신분보장을 받는다”고 말했다. 박 검사장도 “이제 이 불민한 검사장이 마지막 소임마저 다 마치지 못한 채, 형사사법 체계 붕괴의 격랑 속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계신 검찰 가족들께 무거운 짐만 남기고 떠나게 됐다”며 “대한민국 검찰이 끝까지 국민의 인권을 지키고, 범죄에 단호히 대응하며, 정의를 실현하는 든든한 기둥으로 남아주기를”이라고 썼다.
정유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대전고검 검사로 보직이 변경됐다. 대검검사급(검사장) 보직인 연구위원에서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 보직으로 이동하는 사실상 강등이다. 정 연구위원은 앞서 검찰청 폐지 정부조직법 개정 등 이재명 정부의 검찰 개혁에 비판 입장을 내왔다.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당시 검사장 성명에도 이름을 올리고, 대검 및 법무부 지휘부에 강하게 항의했다. 검사장급이 고검 검사로 보직 변경된 것은 2007년 3월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에서 서울고검 검사로 배치된 권태호 전 검사장에 이어 두번째다. 정 연구위원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업무 수행 등에 있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공정성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부적절한 표현으로 내부 구성원들을 반복적으로 비난해 조직의 명예와 신뢰를 실추시킨 대검검사급 검사를 고검검사로 발령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인사의 목적을 “검찰 조직의 기강 확립 및 분위기 쇄신을 위한 것이다”고 밝혔다. 집단 반발을 주도한 간부들에 대한 사실상 징계성 인사로 검찰 조직 기강을 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