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찬 (뉴욕 시민참여센터 대표)
2025년 추수감사절, 뉴욕의 공기는 축제의 온기보다 불안이 짙다. 이민단속국(ICE)의 대대적 단속 소문이 돌면서 이민자 커뮤니티의 긴장은 최고조다. 특정 교단은, 특별히 음식을 나누어 주는 교회에, 공문을 보내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교단에서 법률팀을 꾸리고 있으니 특별히 조심하라며 행동 수칙을 알렸다. 이 분위기는 단순한 루머가 아니라, 워싱턴의 정치 지형이 급격히 흔들리는 가운데 공화당 내부 분열과 트럼프 행정부의 취약성이 겹쳐 만들어낸 현실이다.
추수감사절을 맞이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도 최근 연방정부 셧다운 종료 이후에도 여전히 불안정하다. 셧다운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대규모 이탈표, ‘엡스타인 파일’ 공개 논란은 공화당 내부 갈등을 한층 더 증폭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성과와 물가 안정이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내세우지만, 최근 지방선거에서의 패배, MAGA 진영 내부의 균열, 물가에 대한 불만 확대 등 곳곳에서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공화당 내 강경파와 전통 보수계의 갈등은 오바마케어, 감세안 등 연말 핵심 의제를 두고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반이민 정책으로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지만, 내부 분열로 정책 집행력은 오히려 약화되고 있다.
반면에 주정부와 지방정부는 연방의 강경 정책에 맞서 이민자 보호 조치를 강화하고, 일부 연방 법원도 행정명령의 집행을 제한하면서 연방·주 간 정책 대결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강경한 반이민 기조를 유지하는 트럼프 행정부는 내부와 외부에서 동시에 압박을 받는 형국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짙어진 지금, 이민자 커뮤니티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자산은 조직화와 정보 기반의 자조(自助)다. 위기는 통제 불가능한 공포가 아니라, 대응 능력의 문제다. 아울러 커뮤니티는 법률 지원, 의료, 교육, 긴급 연락망 등 최소한의 자율 방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작은 단위라도 정보 공유망을 강화하고, 변호사·권익 단체·지역 정치인과 직접 연결되는 루트를 만들어야 한다.
종교기관들이나 지역 단체들은 법률팀과 협력 구조를 갖추고 단속 상황에 대비한 매뉴얼을 마련해서 시민권자 영주권자 등도 반드시 합당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하고 그외 체류자들도 그에 합당한 신분증을 지참하거나 메뉴얼에 따른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위협을 줄이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정치적 영향력 확대다. 투표 참여, 시민권 취득, 지역 정부와의 협상 등 적극적인 시민 행동은 커뮤니티의 안전을 실질적으로 강화한다. 정치적 무게가 커질수록 단속이나 정책에서 예측과 협상이 가능해진다.
정책 변화, 단속 위험, 법률 업데이트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는 정보 시스템이 핵심이다. 대응 매뉴얼을 만들고, 신규 이민자와 정보 접근이 어려운 이들에게 전달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지역·전국 단위의 연대와 시민단체와의 협력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 정치적 존재감을 확대하는 힘이 된다.
현재의 분열된 공화당을 결집시키기 위한 이민자들에 대한 공세는 이민자에게 명확한 위협이다. 하지만 커뮤니티가 결속하고, 조직화하며, 정보 기반의 대응 능력을 키운다면 위기는 지역적·정치적 잠재력을 확장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민자 커뮤니티가 두려움으로 스스로를 규정하지 않는다면, 이번 추수감사절의 불안은 새로운 전략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동찬 1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