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AMD 조정에 변동성 확대
JP모건·아리스 “기회는 시작 단계”
크레이머 “내부자 매도, 2000년대 초와 닮았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매도세가 거세지며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AI(인공지능) 거품론을 둘러싼 월가의 시각도 엇갈리고 있다. 거품 여부를 따지기보다 미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과, 2000년대 초 닷컴버블을 연상케 한다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는 분위기다.
1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JP모건 자산·웰스 매니지먼트의 메리 캘러핸 어도스 CEO(최고경영자)는 ‘딜리버링 알파’ 콘퍼런스에서 “AI는 아직 충분히 이해되거나 평가받지 못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고평가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AI 자체가 거품이라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며 “기업 운영 방식을 완전히 바꿀 대규모 혁명의 시작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 다만 “AI가 거품인지에 대한 논의는 매우 세부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미국이 AI 활용에서 점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수익 창출 단계와는 거리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AI가 향후 매출과 비용 측면에서 모두 폭발적인 변화를 이끌 것이며 “공급업체들도 이 수요를 어떻게 충족할지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대형 자산운용사 경영진들도 비슷한 진단을 내놨다. 마이클 아루게티 아리스 매니지먼트 CEO는 “현재 AI 투자는 잠재력에 비하면 매우 부족하다”며 “경제 규모 대비 투자 수준을 고려하면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 수요에 부응할 충분한 공급이 없다”며 “숫자가 커 과장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만큼 혁명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엔비디아, AMD 등 주요 AI 종목의 고평가 논란이 이어지며 시장 변동성이 커졌지만, 미국 증시는 여전히 사상 최고치 부근에 머물러 있다. 이날 기술주 중심의 조정으로 뉴욕증시는 한 달 만에 가장 큰폭으로 하락했다.
미국의 유명 금융 전문가이자 방송인 짐 크레이머는 일부 기업에서 포착되는 내부자 매도 확대가 2000년대 초 닷컴버블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크레이머는 “기술주, 그 가운데서도 데이터센터·AI 관련 종목이 크게 눌렸다”며 “자금이 기술주에서 빠져나가 관망세로 돌아서거나 다른 고성장 섹터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픈AI의 막대한 인프라 투자도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내부자 매도 확대와 일부 기업 경영진의 잦은 추가 주식 발행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AI 관련 암호화폐 기업들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두드러진다며 “닷컴버블 당시 수많은 기업이 상장과 자금 조달에 나서는 한편 내부자들은 대거 지분을 처분하던 상황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다만 크레이머는 현 상황을 단순히 닷컴버블과 같은 경로를 밟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2000년에는 이런 기업들이 전체 시장 구조를 무너뜨렸지만, 이번에는 같은 흐름이 반복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금 우리가 말하는 대형 하이퍼스케일러들은 활용할 자금이 넘쳐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