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찬 (뉴욕 시민 참여센터 대표)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인류는 약 280만 년 동안 주로 수렵채집 생활을 하였고,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도 약 35만년 전에 출현 하여 34만 년 이상을 수렵채집하며 보냈다. 농업 혁명, 즉 문명의 폭발적 성장은 불과 1만 2천 년 전, 인류 역사를 100년으로 축소하면 고작 6개월 전에 시작된 사건이다. 이 극단적인 시간의 대비는 명료한 메시지를 던진다.
오랜 관습적 생존 방식이 아닌, 짧고 집중적인 계획적 투자가 문명 전체의 도약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농업 혁명의 핵심은 ‘지혜’였다. 계절의 순환을 깨닫고 ‘언제 씨를 뿌려야 새싹이 자랄지’를 알아낸 통찰력. 이 지혜는 인류에게 예측과 계획, 그리고 지속 가능한 성과를 가능하게 했고, 결국 체계적인 문명을 구축하는 기반이 되었다.
모든 공동체는 시작, 성장, 그리고 쇠퇴의 역사를 따른다. 120여 년의 미주 한인 이민사 역시 이 주기를 벗어날 수 없다. 초기 이민과 과도기를 거쳐 1965년 신 이민으로 토대가 마련되었지만, 결정적인 전환점은 새로운 세대의 등장이었다. 1992년 LA 폭동 이후, 미국 교육을 받은 1.5세대들이 1세대와 협력하여 정치력 신장 운동을 펼치면서 커뮤니티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위기의 경계에 서 있다. 팬데믹과 1세대 은퇴가 맞물리며 스몰 비즈니스 중심의 협회와 한인회가 약화되고 있다. 커뮤니티의 중심축을 2세대 한인들에게 넘기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할 때다. 또한, 커뮤니티 센터와 같은 공동체의 구심점을 모든 세대가 함께 만들어야 한다.
문제는 우리가 문명의 선조들이 가졌던 때에 맞춰 씨를 뿌려야 한다는 농경 정신을 잊고, 정작 2세대 육성과 투자를 소홀히 했다는 점이다.
동포사회의 미래를 열어가는 머릿구호를 외쳐온 시민참여센터(KACE)는 20여년간 이어진 고등학생 인턴십과 대학생 리더십 프로그램을 운영하여왔다. 그리고 그 프로그램을 거친 30대 청년들이 이제 '새싹'이 되어 이사로 복귀하고 있다. 바로 그들이 10월 24일 리버사이드 처치에서 열리는 시민참여센터 29주년 기금모금 만찬의 사회를 맡아, 자신들의 경험과 앞으로 개척할 한인 커뮤니티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것이다.
문명을 지속시키는 가장 강력한 행위는 때에 맞게 새로운 세대를 준비하는 것이다. 때 맞춰 씨를 뿌려야 한다는 것을 깨닳으면서 기나긴 수렵채집을 끝내고 농경시대를 열어 문명의 비약적 발전을 이룩한 선조들처럼, 미주 한인커뮤니티도 지금 씨앗을 뿌리는 활동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1세대는 새로운 세대에게 커뮤니티 주역의 자리를 넘기고, 2세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시민참여센터는 20여년 전 부터 커뮤니티의 미래를 위하여 고등학생 인턴십, 대학생 리더십 프로그램을 통하여 새로운 세대들에 대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진행하여 왔다.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이 지속될 수 있도록 많은 지원과 격려가 필요하다.
10월 24일 시민참여센터 기금모금 갈라 참석 정보는 kacegala.org 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동찬 1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