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신상털기 과도” 野 “전관예우·철새·방위병”
여야는 이재명 정부 내각 인사청문회 2일차인 15일 겹치기 근무 및 철새 논란(권오을 보훈부 장관 후보자), 단기사병 복무(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전관예우 의혹(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 등 다양한 지점에서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후보자들 관련 논란과 의혹을 부각시키며 부적격 후보라고 공세에 나섰고 더불어민주당은 무리한 발목잡기라며 방어에 주력했다.
권오을 당적 변경 공방…與 “내란 극복 역할” 野 “철새 정치인”
국민의힘은 보수정당에서 정치를 하다가 지난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한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를 “철새 정치인”이라고 규정하면서 “신기가 있느냐”, “경북지사에 나가느냐”고 공세를 퍼부었다. 겹치기 근무의혹과 선거비용 반환 문제, 논문 표절 의혹도 제기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은 “평소에 무속에 대해 공부하거나 신기가 있느냐”며 “지난 5월 권 후보자가 유세하면서 본인이 박정희 대통령 각하와 육영수 여사에게 ‘이번에 누가 되느냐’고 물었더니 박 전 대통령이 ‘이번엔 이재명이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후보자로 지명되고 난 뒤 첫 외부 일정이 경북산불 특별법 제정 집회였는데 장관도 되기 전에 벌써부터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돈다”며 “경북지사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느냐”고도 했다. 이에 권 후보자는 “(경북지사 출마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같은 당 김상훈 의원은 “지조와 의리를 지키는 경북 안동출신에 명문 안동권씨의 후손이신데 걸어오신 정치적 궤적은 민망할 정도의 철새정치인의 길을 걸어왔다”며 “게다가 여러 사업체·법인으로부터 급여는 받았는데 근로정황이 없다”고 주장했다.
권 후보자는 “저는 월 150만원 정도로 고문계약해서 비상근했다”며 “계약맺을 때 같이 동행해서 자리 앉아서 커피를 마신건데 커피 얘기만 나왔다. 이런 오해가 나오는데 제 스스로 참 부끄럽다고 생각했다. 한달에 500만~1000만원 아니고 150만원 받는 게 남에게 궁색하게 보였구나 했고 그 당시 제가 생활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권 후보자 역량을 부각하는 데 힘썼다. 김승원 의원은 “권 후보자가 친일 반민족행위 진상 규명법 개정 작업을 했고 독립유공자 피탈 재산 회복 및 보상에 관한 특별법도 발의했다”며 보훈 분야 전문성을 강조했다.
안규백 ‘단기사병’ 복무 공방…”野 “방위병 출신, 안보 우려” vs 與 “인격 모독”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후보자의 단기사병 복무 이력과 병적기록 제출 여부 등을 둘러싸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개회 약 50분 만에 정회를 겪기도 했다.
여성 최초의 2성 장군 출신인 국민의힘 강선영 의원은 “장관 후보자가 방위병 출신”이라며 “국가안보에 위기가 생기면 어쩌나 하는 국민들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방위병 복무기간은 14개월인데 무려 8개월이 많은 22개월을 복무했다”며 “그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병적기록에 대한 세부자료 제출을 요구했는데 개인정보라고 제출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안 후보자의 복무 시기와 학적이 겹친다며 이에 대한 해명도 요구했다. 한기호 의원은 안 후보자의 대학교 학적부를 제시하며 “1983년 11월 5일에 입대해 85년 1월4일까지로 돼 복무한 걸로 돼 있다”며 “1983년도 2학기 때 근무하고 있었는데 학교 다닌 것으로 돼 있는데 어떻게 복무와 학교를 동시에 다녔나”라고 물었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대한 안 후보자의 답변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안 후보자는 ‘전작권 전환 기한’을 묻는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질의에 “전작권 전환은 이재명 정부 이내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대통령실 기자단에 “일단 안 후보자 개인 의견이라고 말하고 싶다”며 “목표 시한은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임광현 세무법인 ‘전관예우’ 공방…”평균보다 낮은 매출” vs “어마어마한 급성장”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전관예우 의혹 관련 자료 미제출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임 후보자가 2022년 국세청 차장으로 퇴직한 직후 세운 세무법인 ‘선택’이 1년9개월만에 100억대 매출을 기록한 것을 두고 야당은 전관예우 의혹을 제기했다. 정치인 출신 국세청장의 정치적 중립 의무도 도마에 올랐다.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은 “임 후보자가 국세청 차장을 퇴임하고 설립한 세무법인 ‘선택’은 어마어마한 급성장을 했다”며 “관계기업과 세무법인 선택에서 전관예우 검증에 필요한 필수적인 자료조차 내지 않는다면 청문회는 빈 깡통 청문회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민주당 출신 국회의원이 국세청장이 되면 제대로 정치적 중립성이나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등을 변호했고 헌법재판관 후보로 거론됐던 이승엽 변호사와 인척관계다. 한분이 (헌법재판관을) 포기하니까 한분이 국세청장이 지명돼 보은인사라고 인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안도걸 의원은 ‘전관예우가 작용을 해서 ‘선택’이라는 법인이 과도하게 매출을 올렸다는 의혹인데 숫자가 중요하다”며 “(인당) 매출액을 보면 통상 평균적인 개인 세무사가 벌어들이는 매출보다도 못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오기형 의원도 세무법인 선택 소속 세무사들의 인당 연간 매출이 타 법인 대비 낮다고 지원사격을 했다.
임 후보자는 세무법인 ‘선택’과 관련해 “제가 설립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정확하지 않은 면이 있다”며 “저는 참여 제안을 받고 참여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저는 (선택 주식) 한 주를 보유했다”며 “저는 1년6개월 정도 법인에 적을 두고 있었는데 그 기간 퇴직 공직자로서 윤리규정에 어긋남 없도록 조심해서 지냈고 제가 세무법인으로부터 받은 것은 월 1200만원 정도의 보수가 전부였다. 전관예우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세청장 퇴직 후 세무법인 선택으로 복귀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가족이 뜯어말리는 ‘장관 후보자’
여론과 전문가들 사이에선 “인사청문회라면 이제 지긋지긋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인사청문회가 대통령의 인사권 남용을 막고 청렴하고 능력 있는 고위공직자를 선출한다는 원래 취지와 달리 지금은 양극화된 정치의 투견장, 일명 ‘망신주기 쇼’로 전락했다는 게 이들의 문제의식이다. “지금 같은 인사청문회라면 하지 않는 게 낫다”는 말까지 나온다.
물론 인사청문회의 순기능은 존재한다. 대통령의 인사권을 견제하고 고위공직자 사회의 윤리의식과 청렴도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측면이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례처럼 인사청문회와 후보 검증 과정이 고위공직 후보자 본인이나 가까운 가족의 중대한 위법 여부를 밝혀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인사청문회가 장관 후보자로서의 능력과 자질보다는 도덕적 흠결을 찾아내 망신 주는 식으로 변질돼 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서울의 한 대학교수는 “교수 사회에서는 ‘장관 후보자를 수락하는 사람은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한 사람’이라는 얘기가 돈 지 오래됐다”며 “장관 후보자 자리는 이미 기피직이고, 본인이 의지가 있어도 가족들이 ‘집안 망하게 할 생각이냐’며 뜯어말리는 일이 다반사”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청와대는 장관 후보자를 찾는 게 늘 ‘하늘의 별 따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