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년만의 폭염… 미 동부 ‘열돔’
체감 온도 110도 육박 1억6천만명 위험 노출
6월 하순 뉴욕 일원을 비롯한 미국 동부가 ‘거대한 오븐’으로 변했다. 137년 만의 기록적인 폭염이 덮치면서 1억 6천만 명의 일상이 멈춰 섰고, 인명피해까지 발생하고 있다.
고기압이 뜨거운 공기를 가둬버리면서 뉴욕 센트럴파크는 137년 만의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24일 동부시간 오후 1시30분께 뉴욕 맨해튼 센트럴팍의 기온이 99도로 2012년 7월18일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뉴욕시 퀸스에 있는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은 이날 102도를 기록해 6월 기온 기준으로 기상 관측 이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미국 동부 지역의 3분의 1이 폭염경보 지역으로 지정됐고, 1억 6천만명이 폭염의 직접 영향권에 들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의 가장 큰 위험으로 밤에도 식지 않는 ‘열대야’를 꼽았다.
뉴저지에선 고등학교 야외 졸업식 중 150여 명이 온열 질환으로 쓰러져 이 중 16명이 응급실로 이송됐다.
특히 아스팔트와 콘크리트가 열을 흡수하는 도시의 ‘열섬 현상’은 폭염 피해를 더욱 키우고 있다.
뉴욕보다 위도가 높은 보스턴도 이날 100도를 기록했다. 필라델피아, 볼티모어, 워싱턴DC 등 대도시가 몰려 있는 다른 동부 연안 지역도 이날 최고기온 100도에 육박하거나 이를 웃도는 폭염이 지속됐다.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뉴욕과 뉴저지 등 일부 지역의 체감온도는 최고 화씨 110도에 육박했다.
기상청은 이들 대도시 지역을 포함해 미국 동부 연안 약 3분의 1 지역에 폭염 경보 및 주의보를 발령한 상태다. 이밖에 인디애나주 북부 및 오하이오주 북서부 등 미국 중서부 일대에도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폭염경보에 영향을 받는 인구는 약 1억6,000만 명에 달한다.
매년 뉴욕에선 500명이 폭염으로 사망한다. 뉴욕시는 노인이나 에어컨이 없는 주민들에겐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도서관이나 복지시설 등 냉방 대피소를 찾아 도움을 받으라고 안내했다.
이번 폭염은 이번주 목요일, 26일 까지 기승을 부리다 금요일을 고비로 다소 수그러 질 것으로 에보되고 있다. 토, 일요일 낮 기온 80도 수준.
동부 지역 주요 대도시들은 밤에도 온도가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6월 초여름인데도 이들 지역의 수은주가 7월 한여름 최고 폭염 수준의 수치를 보이는 것은 지난 주말 중서부를 중심으로 형성된 열돔이 동부로 이동하면서 지표면을 뜨겁게 달구고 있기 때문이다.
여름철 열돔은 남부와 남서부 지역에서 종종 발생하는 현상이지만, 초여름인 6월 동부 지역에서 형성돼 폭염을 유발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다만, 최근 기상이변으로 지난해에는 메인, 버몬트, 뉴햄프셔주 등 미 동북부 지역에서 열돔 현상이 발생해 여름에도 비교적 선선한 이 지역에 6월 폭염을 몰고 온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