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뉴욕 시위대 미드타운부터 뉴욕 시청 까지 행진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불법 이주자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 6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불붙은 이번 시위는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같은 대도시를 포함해 현재까지 약 24개 도시로 번졌다.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산발적으로 충돌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뉴욕 맨해튼에서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맨해튼 도심 미드타운부터 법원 등 연방 청사가 밀집한 뉴욕 시청 인근 폴리 공원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항의의 의미로 성조기를 거꾸로 들거나, 멕시코·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행진하면서 “이민세관단속국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 “뉴욕에서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쳤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도로에서 벗어나 인도로 올라가라’는 경찰의 경고를 무시한 시위 참여자 등 최소 45명이 이날 구금됐다.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LA 같은 상황이 뉴욕에서도 발생한다면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시위대를 향해 강력히 경고했다.
시카고에서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도심을 행진하면서 극심한 차량 정체가 발생했다. 시위대는 “이민자들이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다” “파시즘은 설 곳이 없다” 등의 팻말을 들었고, 일부는 카피예(무슬림 남성의 스카프)를 두르고 팔레스타인 지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시위대는 시카고강을 따라 행진해 도심의 트럼프 타워까지 진출하려 했지만 경찰이 대형 트럭 등을 배치해 도로를 차단했다.
시위 발생 지역은 이 외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9일엔 샌프란시스코에서 수천 명이 거리로 나왔고, 댈러스에서 400여 명, 오스틴에서도 수백 명이 시위를 벌였다. 시위 발생 지역은 시애틀, 라스베이거스, 미니애폴리스, 보스턴, 애틀랜타 등 동·서부를 가리지 않고 있다. 현재 트럼프는 왕이 아니라는 의미의 ‘노 킹스(No Kings)’ 구호를 앞세운 시위가 미 전역에 예고돼 있다.
전국적인 시위가 최소한 이번 주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토요일인 오는 14일이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의 79번째 생일이자, 워싱턴 DC에서 미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 열병식이 열리는 날이다. 트럼프는 “(열병식에서) 시위를 하면 매우 강한 무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