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영향으로 비용 손실 잠정 반영해 가이던스 하향 조정
“수요에 따라 가격 인상 가능성 있어”
세계 최대의 자동차 제조업체 도요타가 트럼프발 무역 전쟁 여파로 올해 회계연도 영업이익이 21% 감소할 것이라며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
8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도요타는 4~5월 두 달간 미국 관세의 영향으로 1800억엔(약 120억 달러)의 비용 손실을 잠정 반영해 2026년 3월까지의 회계연도 영업이익이 4.8조엔 에서 3.8조엔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도요타 CEO 사토 코지는 “일본 정부 관계자들이 현재 열심히 협상 중이고, 관세의 세부 내용이 계속 바뀌고 있어 미래를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며 “하지만 이미 부과된 관세는 있고 이번 회계연도 실적 전망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차량을 어떻게 배분할지 고민해야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각 지역에 적합한 제품을 현지에서 생산하고, 현지에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요타 최고재무책임자(CFO) 미야자키 요이치는 수요에 따라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서두르지 않고 결정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고객 수요가 매우 강했고, 과거에도 수요가 높을 때 가격을 인상해왔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매겼고, 자동차 업계 등 산업계의 우려가 빗발치자 부품 관세 완화 방침을 밝혔다.
그럼에도 계속 변화하는 관세 정책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혼란을 주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포드는 올해 실적 가이던스를 철회했고, GM은 올해 관세 관련 비용이 최대 50억 달러(약 7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순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일본 제조업체들은 여전히 미국에 수출하는 차량이 많아 타격을 받고 있다. 베른스타인 리서치에 따르면 도요타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약 26%를 일본에서 수출하고 있고 미국내 생산도 주요 부품은 일본에서 수입한다.
일부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적인 완화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 BMW 최고경영자(CEO) 올리버 집세는 최근 25%의 관세가 7월부터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밤 영국과의 첫 무역 합의를 발표할 예정인데, 여기에 영국산 자동차 및 철강 제품에 대한 저관세 쿼터가 포함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다음 달 중 미국과 무역 합의를 내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