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적대적이던 머스크, 이례적으로 인터뷰 진행
부처에 자신을 비교하고 DOGE는 삶의 방식이라는 말 남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정부효율부(DOGE)을 떠나며 언론 인터뷰에 응해 자신을 ‘부처’에 비유했다고 미국 CNN이 1일(현지 시간)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머스크는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DOGE의 핵심 인물 3명과 함께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NBC, 폭스뉴스 등 12개 언론사 기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백악관이 주요 행사에서 제외하려 했던 AP(연합통신)도 이날 초대돼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백악관은 기자들에게 인터뷰 초청을 한 뒤 한 시간 안에 응답을 달라고 하는 등 갑작스럽게 성사됐다고 CNN이 전했다.
CNN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는 언론에 적대적이었던 기존 태도와 달리 공격적이지 않았고, 부처에 자신을 비유하면서 지친 기색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그는 “DOGE는 마치 불교와 같은 삶의 한 방식”이라면서 “불교에 부처가 필요한가. 부처님이 돌아가신 후 불교가 더 강해지지 않았느냐”며 자신이 없어도 DOGE가 제 역할을 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DOGE의 예산 1조 달러 감축 목표가 아직 달성되지 않았고, 현재까지 1600억 달러를 감축했다고 밝혔다. 그는 “워싱턴의 더 많은 지원 없이 목표 달성은 정말 어렵다”며 “결국 문제는 내각과 의회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감수할 준비가 돼 있는가다. 할 수는 있지만, 수많은 불만을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DOGE의 과감한 예산 삭감은 공화당 지도부와 머스크에게 강한 반발을 불러왔는데 이날 머스크는 감원 과정에서 중요한 인력들이 실수로 해고되기도 했다고 인정했다.
머스크는 백악관 링컨 침실에서 여러 차례 묵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한밤중에 아이스크림(카라멜 맛 하겐다즈)을 가져오라고 전화한 적도 있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워싱턴에서 보내는 시간은 줄이더라도 백악관 내 사무실은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무실과 관련해 “창문은 있지만 보이는 건 냉난방 장치뿐”이라며 “뭐 괜찮다. 그래야 나를 쏘기 힘드니까”라며 농담을 했다.
그는 또 백악관 내에서 가장 큰 컴퓨터 모니터는 여전히 자신이 가질 것이라며 자랑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0일 머스크가 DOGE 수장을 맡아 트럼프 행정부 2기에 가담한 뒤 회사 경영이 악화하자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의 후임 CEO를 찾고 있다고 보도하자 머스크와 테슬라는 즉각 이를 부인했다. 앞서 머스크는 1분기 부진한 실적 발표 후 백악관보다 테슬라에 시간을 더 할애해 기업 활동에 전념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해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