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은 감찰 조사·합참의장 대행 거짓말 탐지기 조사 시도…혼돈의 국방부-
머스크에 작전 브리핑 정보 누출로 해임·형사 조사 의뢰 등 쑥대밭
임명되기 전부터 많은 논란을 빚었던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그가 이끄는 국방부가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이 트럼프 2기 실세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게 중국과의 가상 전쟁 계획 등 군사 기밀을 브리핑하려다 누출된 사건의 여파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에 대한 거듭 지지를 나타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그의 직무 수행에 대해 조용히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그의 장관직 수행이 얼마나 이어질 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미 국방부가 22일 머스크에게 대중 작전 계획을 브리핑하려다 사전에 언론에 보도되는 바람에 취소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브리핑 사실이 사전 누출된 것에 격분한 헤그세스 장관은 합참의장 대행이었던 크리스토퍼 그래디 제독에게 “거짓말 탐지기를 연결하자”고 소리치며 누출 사실을 추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
머스크 브리핑 소동과는 별개로 헤그세스 장관의 부적절한 기밀 정보 관리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보안이 안되는 채팅 메신저 ‘시그널’에서 민간인인 애틀랜틱 잡지의 제프리 골드버그 편집장이 초대된 상황에서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 계획이 보고돼 문제가 됐다.
그런데 이같은 정보를 헤그세스 장관은 자신의 부인과 형, 개인 변호사 등과의 별도의 시그널 메신저 방에서 공유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같은 기밀 정보의 부적절한 처리 혐의로 국방부 감찰관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WSJ은 보도했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국방부 내부에서 벌어지는 혼란이 국가안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근 헤그세스와 전화 통화를 하고 백악관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지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주변 사람들에게 헤그세스의 업무 수행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들과 국방부 지도부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해임될 가능성에 대해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헤그세스의 정치적 생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그는 아직 입증되지 않은 정보 유출 의혹을 이유로 주요 보좌관과 오랜 자문위원들을 갑작스럽게 해고하는 조치를 취했다.
헤그세스는 23일 펜실베이니아주 육군 전쟁대학 연설에서 국방부 혼란에 대해 언론 탓으로 돌렸다. 그는 “언론은 이를 혼돈이라고 부르기를 좋아하지만 우리는 이를 기한이 지난 일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헤그세스는 폭스 뉴스 방송 진행자 출신으로 군 경력은 소령이 전부였다. 현역 군인만 약 130만 명에 이르는 국방부를 지휘하는 것은 벅차다는 지적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