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 후 9일 간 공식 애도기간 ‘노벤디알리’ 이어져
이 기간 중 추기경들 모여 콘클라베 전 비공개 회동
바티칸은 22일,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후 첫 추기경단 회의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을 26일 오전 10시 거행하기로 결정하고, 교황의 시신이 안치된 관이 성 베드로 대성당으로 옮겨지는 23일부터 일반 신자들이 마지막 경의를 표할 수 있도록 공개 조문을 받기로 했다.
추기경들은 이날 역사상 최초의 남미 출신 교황의 선종을 슬퍼하는 전 세계의 애도의 물결이 쇄도하는 가운데 바티칸 시노드 홀에서 처음 만나 프란치스코의 후계자를 선출하는 콘클라베를 시작하기 전 다음 단계를 논의했다.
26일 오전 10시 성 베드로 광장에서 치러지는 장례식은 수석 추기경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의 주례로 치러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교황의 장례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도 장례식 참석 계획을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뇌졸중으로 혼수 상태에 빠진 뒤 심부전으로 21일 88세로 서거했다. 그는 폐렴으로 5주 동안 입원 후 회복 중이었다. 그는 20일 부활절 축복을 전달하고 전용차로 성 베드로 광장을 돌며 신도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바티칸은 이날 교황이 살던 도무스 산타 마르타 호텔의 개인 예배당에 교황의 시신이 안치된 목관 앞에서 붉은 제복 차림의 바티칸 국무장관이 그를 위해 기도하는 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마지막 유언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 외곽의, 그가 가장 좋아 하는 성모 마리아의 아이콘이 있는 성모 마리아 대성당에 안장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모든 외국 여행을 전후해 바실리카에 가서 푸른 옷을 입고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마리아의 모습을 보여 주는 비잔틴 스타일의 그림 앞에 기도했었다.
추기경을 비롯 교황을 모시고 있던 바티칸 가족들이 22일 저녁부터 조문을 시작하는데 이들은 뚜껑을 덮지 않는 ‘오픈 관’ 상태로 고인을 직접 대면(‘뷰잉’)하면서 애도하고 일부는 밤을 지새는 ‘경야’ 의례를 치른다.
관은 23일(수) 아침 9시 카사 산타 마르타의 예배당에서 나와 인근 광장을 거쳐 얼마 떨어져 있지 않는 성베드로 광장까지 행열 운구되고 이윽고 베드로 대성당 안으로 들어가 안치된다.
일반 신도들의 조문이 시작되는데 이때도 교황의 목재 관은 덮개 없는 ‘오픈 관’ 상태일지 아직 불분명하다.
가족들만 시신을 보고 이를 꽁꽁 가리는 염습을 하는 우리와는 달리 서양은 고인의 얼굴 및 상반신이 노출된 ‘오픈 캐스킷(관)’으로 조문객을 맞는다. 카톨릭은 특히 시신 오픈이 전범 의례라고 한다.
그러나 26일 오전 10시 장례식 직전까지 행해질 일반인의 성베드로 성당 조문은 관 덮개가 올려지고 그 위에 교황의 상징물이 놓이는 상태일 가능성이 있다.
2022년 9월 스코틀랜드에서 서거한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의 관은 버킹엄궁으로 운구되어 14일 오후 5시부터 19일 6시 30분까지 일반 조문객들에게 개방되었다. 왕실 가족들에게는 ‘오픈 관 뷰잉’이었겠지만 25만 명의 일반인은 여왕 얼굴 대신 관 덮개와 영국왕실 문장기 위를 장식한 왕관과 왕홀 등을 보는 데 그쳤다.
카톨릭 전례와 고 프란치스코의 성정을 반영해 성베드로 대성당 중앙에 안치된 관도 22일 첫 공개된 대로 오픈된 상태일 수도 있다.
그러나 관이 놓인 관대는 일반 조문객들로부터 상당한 거리로 떨어져 있어 일반 애도객이 교황의 얼굴을 직접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의례적 환경과 여건이라도 해도 교황의 ‘오픈 관’ 애도는 카톨릭과 프라치스코 교황에 대한 일반 인식에 플러스가 될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