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동찬 (뉴욕 시만 참여센터 대표)
만인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 그리고 법은 공정하게 집행이 되어야 한다. 민주주의 사회를 지탱하는 법치를 표현하는 정의다. 그러나 시민들이 잘 못 판단하여 국가의 지도자를 선출하면 국가 운영이라는 공적인 철학을 바탕으로 하는 법치 대신에 사적인 법의 몽둥이를 휘두르게 되어 민주주의도 순식간에 독재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1932년 11월까지 나치당은 의회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했지만, 과반수에는 미치지 못했다. 어떤 정당도 총리 후보를 지지하는 과반수 연합을 구성하지 못하자 전 총리 “프란츠 폰 파펜”과 보수파 지도자들은 대통령 “파울 폰 힌덴부르크”를 설득하여 1933년 1월 30일 히틀러를 총리로 임명하였다.
이어 의회는 “전권 위임법”을 통과시켜 바이마르 공화국을 전체주의 일당 독재정권인 나치 독일로의 변화를 시작했고, 대통령이 사망하자 히틀러는 국가원수이자 정부수반이 되었다.
히틀러는 수많은 인종 차별 정책을 시행했고 유대인들을 추방하거나 죽이려 했다. 집권 6년 동안 독일 경제는 대공황을 극복하고 빠르게 성장하였다. 또 1차 대전후 독일에 부과된 제한이 폐지되었고 수백만 명의 독일인 거주지를 합병하여 상당한 대중적 지지를 얻었다. 이로서 합법적 최고 권력자가 된 히틀러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탄압하고 자신의 독재 권력을 위한 통치의 수단으로 모든 법을 사용하였다.
독일 법학자 구스타프 라드부르흐는 이것을 “법률적 불법”이라고 했다. 이런 법률적 불법의 핵심 기획자들과 집행자들은 법률가들이었고 그 동력은 나찌당의 당원들이었다.
인류 역사에서 갈등은 늘 있었다. 그래서 그 갈등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법에 의한 통치를 발전시켜왔다. 그러나 히틀러처럼 법치를 통하여 국민의 기본권 보장, 권력분립, 그리고 공정한 공권력 행사가 아닌 자신과 자신의 친위 세력을 위한 법집행을 하게 되면서 법은 대중을 억압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전락되었다.
로마제국도 빈부격차 심화와 권력자들의 부패가 법치를 자주 훼손했고 그때마다 특정인의 권력 집중이 일어나면서 정치적 혼란이 일상화되어 공화국이 붕괴되고 황제통치의 제국으로 변하였다. 결국 법치를 무너뜨리는 주요 주체는, 법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권력독직과 사유화 그리고 욕심을 채우기 위한 부정부패를 저지른, 지배세력과 권력자들이었다.
비행기나 배를 가장 잘알고 운영을 하는 회사와 조종 책임자들이 맘만 먹으면 수백명의 승객을 태운 비행기나 배를 한순간에 대형 사고로 만들수 있다. 그래서 생명에 대한 책임감과 공적인 철학이 있어야 한다. 권력자들도 마찬가지로 법집행의 철학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공적인 철학이 없는 지도자와 권력자들, 그리고 판검사들이 자신들의 지위를 사적 이익이나 자신들만의 카르텔을 위하여 사용한다면 그것은 “법률적 불법” 이라는 무기로 공동체를 파괴하는 행위를 하는 것이다.
2007년 정권의 무능과 월가의 금융 엘리트들의 욕심이 촉발시킨 미국발 금융위기가 왔을 때 월가의 금융 엘리트들이 보여준 극단적인 사익 추구행태 그리고 그런 행태를 법의 잣대로 징치하지 않으면서 미국의 자본주의는 짝퉁 자본주의가 되었다. 중산층들은 몰락하고 가난한 시민들은 거리로 내몰렸는데 천문학적인 공적 자금을 받은 월가의 금융 엘리트들은 종이조각에 불과한 주식들을 사모아 자신들을 위한 고액의 성과급 잔치를 하였고 이후 주식이 다시 올랐을 때 또 자신들의 성과급으로 잔치를 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합법화 시켜준 정치인들에게 후원금으로 상납 하였다. 그리고 그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은 모든 시민들의 부채가 되었다.
결국 미국의 빈익빈 부익부는 사회의 불만이 되었다. 그러나 1%의 부자들과 그들을 대변하는 정치인들은 지금의 경제적 곤란함의 모든 원인을 이민자들에게 뒤집어 씌워 헌법마저 무시하면서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그리고 소수계에 대한 차별화 정책을 쏟아 내고 있다. 또한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하면서 노인과 저소득층을 위한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들을 매년 800억 달러 깍고 공무원들을 대량 해고하고 있다. 더 나아가 소득세를 깎기 위해서 수입물품에 대한 관세를 대대적으로 물리고 있다. 보기에는 수출국에 대한 징벌로 보이지만 결국 그 관세를 소비자들이 다 부담을 해야 한다.
국정 운영자들이 국가와 시민을 위한 공적인 철학에 바탕한 정책과 입법 그리고 법집행이 아닌 사적 이익과 자신 집단의 이익만을 위한 정책과 입법 그리고 “법률적 불법”집행을 하면 결국 사회는 불만이 쌓여 분열이 일어나고 결국 법치는 무너지고 나라는 혼란에 빠진다. 그리고 권력을 독점하는 권력자가 나타나 민주주의는 사라지고 “법률적 불법”을 하는 독재와 왕정의 시대로 돌아갈 수 있다. 우리는 고대 그리스 민주주의 몰락에서 그 교훈을 배울 수 있다. 결론은 시민들이 눈을 똑바로 뜨고 올바른 정치인들을 뽑아야 하는 것이다. (동찬 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