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에 대해 폭력을 저지르는 이들을 테러리스트로 간주하겠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자신이 구매한 테슬라의 플래그십 세단 ‘모델S’에 탑승하며 이렇게 말했다. 운전석에 앉은 트럼프 대통령 옆엔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 겸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자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슬라와 같은 미국 기업을 건드리면 우리는 끝까지 쫓아갈 것이고 그들은 지옥을 맛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테슬라 구매 및 탑승 행사는 DOGE의 연방정부 구조조정 과정에서 월권 논란을 빚으며 불매 운동과 제품 방화 사건 등으로 사면초가에 몰린 머스크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실제로 이날 미 교육부는 정원(약 4100명)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1315명의 직원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머스크 논란’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이 DOGE가 추진 중인 연방정부 구조조정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머스크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에 보답하려는 모양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 측에 1억 달러(약 1450억 원)를 기부할 의향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날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경내에 자신이 구매한 테슬라 모델S, 사이버트럭, 모델Y 등 차량 5대를 전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빨간색 모델S를 가리키며 “내가 좋아하는 건 저 것”이라며 운전석에 올라탔다. 또 “모든 게 컴퓨터다. 아름답다”고 말했다. 미국 내 모델S 가격은 7만3490~8만8490달러로 책정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내가 (테슬라 차를) 구매한 이유는 첫째로 이 제품이 정말 훌륭하기 때문이고, 둘째로 머스크는 이 일에 자신의 에너지와 인생을 바쳤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테슬라 대리점을 향한 폭력 시위를 테러로 규정하고 “(머스크가) 소수의 사람들로부터 매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가 애국자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걸 알리고 싶다”고 했다. ‘테슬라 구매가 주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정 경 트루스소셜에 “급진적인 좌파 광신도들은 늘 그래왔듯, 불법적인 방식으로 공모해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업체 중 하나인 테슬라, 그리고 일론의 ‘아기(baby)’를 보이콧하려 하고 있다”며 “진정으로 위대한 미국인인 일론 머스크에 대한 자신감과 지지의 표시로 내일 아침 테슬라를 구매할 것”이라고 썼다.
이날 자신의 다섯살 아들과 백악관 행사에 참석한 머스크는 미국 내 테슬라 차량 생산량을 2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친(親) 트럼프 인사’인 폭스뉴스 앵커 숀 해너티도 이날 모델S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