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자산 다각화 등 영향”
중국이 미국 국채를 비공식적 방식으로 보유하고, 대체 자산으로 다각화하면서 중국의 미 국채 보유량이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18일 미 재무부는 지난해 중국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 국채의 규모가 전년 대비 570억 달러 감소한 7590억 달러(약 1092조 1251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엔 중국이 다른 국가의 계정을 통해 보유한 국채는 포함되지 않았다.
사진은 미국 워싱턴 연방준비제도 건물 바닥에 있는 인장.
전문가들은 중국이 대외 자산을 다각화하기 위해 금과 같은 자산을 매입하는 것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이 실제 국채 보유량 규모를 숨기기 위해 다른 국가의 수탁 계정으로 옮기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미국 전 재무부 관리인 브래드 셋서 미국 외교협의회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2010년경 미 국채를 보유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중국 부의 상당 부분이 지정학적 경쟁국의 손에 있다는 점이 보기에 좋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 셋서는 중국이 보유한 일부 자산이 벨기에 소재 유로클리어나 룩셈부르크 소재 클리어스트림 같은 증권 예탁 기관으로 이전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공식 데이터에서는 벨기에와 룩셈부르크의 국채 보유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중국의 대외자산 관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중국이 보유한 모든 미 국채가 미 금융 기관을 통해 직접 보유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위험 분산 목적으로 유로클리어나 클리어스트림 같은 기관을 통해 보유 자산의 일부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중국이 준비 자산을 계속 다각화함에 따라 중국의 미 국채 보유량은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이며, 그 추세는 명확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공식통화금융기관포럼의 마크 소벨 의장은 중국 인민은행이 경제·시장 위기 시 피난처로 여겨지는 금 등 다른 자산에 대한 비중을 늘려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 가격은 올 들어 약 12% 상승했다. 이는 대형 투자자들의 수요 증가가 있다는 것이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4분기 금 15.24톤을 추가 매입하며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금을 매입한 국가가 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보유 중인 국채를 줄이고 있고, 미국 정부가 막대한 재정 적자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의 미 국채 보유 변화는 주목되는 부분이다.
중국의 공식적인 미 국채 보유량은 2011년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약 5500억 달러 감소했다. 지난해 영국의 보유량은 342억 달러 증가했고, 벨기에는 602억 달러, 룩셈부르크는 840억 달러 증가했다. 일본은 여전히 1조 달러 이상을 보유한 최대 보유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