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 이글즈, 치프스 왕조 끝장 낸 압도적 경기 40-22
트럼프 ” 치프스보다 더 힘든 밤을 보낸 사람은 스위프트 ”
언더독 필라데피아 이글즈가 캔사스 시티 치프스를 꺾고 정상에 오른 9일의 수퍼보율 경기가 끝난뒤 트럼프 대통령이 “캔자스시티 치프스보다 더 힘든 밤을 보낸 사람은 테일러 스위프트뿐.”이라고 조롱의 메시지를 올렸다.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결승전인 수퍼볼 경기장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가 끝난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 같은 글을 올렸다.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시저스 수퍼돔에서 열린 제59회 이번 수퍼볼 경기장에서 스위프트가 중계 TV 화면에 너무 많이 잡힌다는 등의 이유로 관중의 야유를 받았는데, 이를 조롱하고 나선 것이다. 스위프트는 작년 대선에서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공개 지지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스위프트가 경기장에서 야유받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유한 뒤 “캔자스시티 치프스보다 더 힘든 밤을 보낸 사람은 테일러 스위프트뿐이었다”라며 “그는 경기장에서 야유받았다.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용서하지 않는다”라고 적었다.
이는 스위프트가 작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경쟁자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데 따른 반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작년 9월 당시에도 스위프트를 향해 “아마도 시장에서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전날 수퍼볼 1쿼터가 끝난 후 경기장 내 전광판에 경기를 관람 중인 스위프트의 모습이 나타나자 관중들이 그에게 야유를 보냈다. 주로 필라델피아를 응원하는 관중들이었다. 스위프트가 치프스의 열렬한 팬 이라는 것을 잘알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스위프트는 자신이 야유받는다는 것을 깨달은 뒤 살짝 곁눈질하며 코를 찡그렸다. 작년 수퍼볼에서 스위프트가 전광판에 등장했을 당시 캔자스시티 치프스를 응원하는 관중들이 요란한 환호를 보냈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언론들은 스위프트가 야유받은 이유에 대해 NFL 경기 중계 TV 화면에 그가 너무 많이 잡히면서 스포츠 팬들이 반감을 갖게 됐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또 역사상 최고의 쿼터백으로 평가받는 톰 브래디가 소속됐던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자리를 스위프트의 남자 친구 트래비스 켈시가 소속된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대체한 점도 스위프트가 반감을 산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고 봤다.
이날 캔자스시티 치프스는 역대 최초의 3연패에 도전했으나, 상대 팀 필라델피아 이글스에 22-40으로 완패했다. 켈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렇게까지 형편없는 경기를 한 적이 없다”며 “이런 식으로 지는 건 모든 것이 잘못됐다는 뜻”이라고 했다. 작년 2월 수퍼볼 우승 후 켈시가 스위프트와 관중 앞에서 진한 입맞춤을 하는 장면이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던 것과 달리, 이번엔 함께 경기장에 있는 모습도 포착되지 않았다.
캔자스시티는 최근 6년간 다섯 차례나 수퍼보울에 진출하며 왕조를 세웠고, 이번 수퍼보울에서 역대 최초의 ‘스리핏'(three peat·프로스포츠에서 3시즌 연속 우승)에 도전한 NFL 역대 최강팀이다. 당초 전문가들은 ‘언더독'(이길 가능성이 작은 약자) 필라델피아가 캔자스시티를 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수퍼스타 쿼터백 패트릭 머홈스(30)가 이끄는 캔자스시티의 가공할 공격력을 막아낼 팀을 찾아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라델피아는 머홈스의 손발을 완전히 묶은 ‘질식 수비’에 쿼터백 제일런 허츠(27 맨위 사진)의 노련한 경기 운영을 앞세워 일찌감치 전반 24-0으로 앞선 뒤, 18점 차 완승을 거두는 이변을 썼다. USA투데이는 ‘캔자스시티 왕조가 몰락하기 시작한 것인가’라며 우승 후보의 충격적인 패배를 집중 조명했다. 머홈스는 상대의 압박을 끝내 이겨내지 못하며 레전드 반열에 오를 기회를 놓쳤다.
이날 경기에서 21개의 패스 가운데 17개를 성공하고, 221패싱야드와 역대 수퍼보울 최장인 72러싱야드를 기록한 필라델피아 쿼터백 허츠는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필라델피아는 또 이날 승리로 2년 전 수퍼보울에서 35-38 패배도 설욕했다. 당시 캔자스시티에 3쿼터까지 27-21로 앞서가다가 35-38로 역전패해 눈물을 삼켰던 필라델피아는 완벽하게 설욕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