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었다면 자폐 성향 진단을 받았을 것”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70세를 맞아 첫 자서전을 냈다. 4일 출간되는 책 제목은 ‘소스 코드:나의 시작'(Source Code:My Beginnings, 이하 ‘소스코드’)으로, 출간 예정인 세 권 중 첫 번째 책이다. 이 책은 1955년 시애틀에서 태어나 1980년 신생 스타트업 MS가 개인용 컴퓨팅 패권을 잡기 시작한 시점까지 다룬다.
게이츠는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소스코드’에 대해 “가족, 오랜 친구들과 추억을 되새기며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며 “오랜 기억들이 지금의 나를 이해하는 데 어떤 통찰을 줄 수 있는지 살펴보는 첫 시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1975년 MS를 창업하고 1987년 31세에 최연소 억만장자가 됐으며, 오랫동안 전 세계 부호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지금은 1070억달러(약 156조원)로 16위 수준이다.
게이츠는 시애틀에서 변호사인 아버지와 사회사업가인 어머니 사이에서 유복하게 자랐다. 그는 유년 시절에 대해 “지금이었다면 자폐 성향 진단을 받았을 것”이라 회고했다. 며칠 동안 방에 틀어박힐 정도로 한 가지 일에 집착했으며, 초등학교 성적은 중간 수준인 B와 C를 받았다. 그럼에도 게이츠의 부모는 그에게 옷차림과 예절을 강조하며 엄격하게 가르쳤다.
그런 게이츠는 심리 치료를 받으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심리치료사는 게이츠가 감정을 다스릴 수 있도록 도왔고, 그 또한 자신을 ‘운 좋은 아이(lucky kid)’라 생각하게 됐다. 이후 유명 사립학교에 진학한 후 수학 경시대회에서 1등을 하며, 9학년 때 학교에서 1등이 되기로 결심했다.
사회성이 부족했지만 뛰어난 집중력을 지닌 게이츠는 10대 시절 침실 방문으로 몰래 들어가 컴퓨터실에서 밤새 코드를 작성하곤 했다. 이후 하버드에 진학해서도 프로그래밍뿐만 아니라 공부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한 달 동안 하루 두 시간만 자며 674시간을 프로그래밍에 전념했다.
게이츠는 결국 하버드대를 중퇴하고 친구 폴 앨런과 MS를 창업했다. 그는 MS의 성공에 대해 ‘행운(luck)’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와의 이혼을 다른 어떤 실패와도 비교할 수 없는 ‘인생 최대 실패’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출간 기념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인터넷의 발전으로 인해 “예측하지 못한 병폐를 보게 되었다”며 과학 기술로 가속화된 정치적 분열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어 암호화폐의 유용성을 묻는 질문에 “없다”고 단언하며 “지능 높은 사람들이 그 문제에 대해 스스로를 속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