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탱크맨·대만·우산혁명 등 정치 답변 회피
홍콩 우산혁명, 자세한 답 출력한 뒤 곧장 삭제
중국 생성형 인공지능(AI) 딥시크(DeepSeek)를 향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적절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는 질문이 있어 이목을 끈다. 딥시크는 오픈AI의 o1에 버금가는 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디언은 28일 ‘딥시크를 사용해 봤다. 톈안먼(천안문·天安门)광장과 대만을 묻기 전까지는 잘 작동한다’라는 제하 보도를 통해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과 밀접한 주제에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는다는 점을 조명했다.
딥시크에 ‘1989년 6월 4일 톈안먼광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나’ ‘탱크맨과 관련해 설명해 달라’ ‘2022년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곰돌이 푸와 비교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산혁명은 무엇이었나’ 등을 입력하면 “죄송하지만 아직 이 같은 질문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대신 수학, 코딩, 논리 문제와 관련해 이야기해 보자”라는 응답이 송출된다.
특히 우산혁명을 물어보면 구체적이고 정리된 설명을 길게 내놓은 뒤 이내 해당 내용은 사라지고 “죄송하지만 그것은 제 현재 범위를 벗어났다.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라는 문구로 변경된다.
딥시크의 답변 검열을 두고 가디언은 “아니나 다를까 딥시크는 특정 정치적 사건과 관련한 질문에는 응답을 제공하지 않았다”면서 “국제적으로 사용자에게 인기가 있는 데도 이 애플리케이션은 중국과 중국 정부와 관련한 민감한 질문에는 답변을 검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중국 국가사이버보안표준위원회가 발표한 기술 문서에 따르면 중국의 생성형 AI는 국가의 핵심 사회주의 가치를 침해하는 콘텐츠를 포함해서는 안 된다. 여기에는 국가 권력을 전복하고 사회주의 체제를 전복하도록 선동하는 내용이나 국가 안보와 이익을 위태롭게 하고 국가 이미지를 훼손하는 내용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딥시크는 이날 미국 안 애플 무료 앱스토어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미국 기업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유사한 수준의 모델을 만들어 충격을 주고 있다. 딥시크는 R1 훈련에 600만 달러(약 86억7600만원)도 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AI 모델 구축에 수십억 달러를 쏟고 있는 미국 기업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딥시크가 저성능 반도체로도 경쟁력 있는 AI 모델을 개발하자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는 급락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16.97% 급락, 118.42달러(약 17만1235원)에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5890억 달러(약 852조5775억원)가량 내려앉았다.
미국의 인공지능(AI) 관련주가 중국 업체 딥시크 충격으로 일제히 급락했으나 애플은 3% 이상 급등, 다시 시총 1위에 복귀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애플은 3.18% 급등한 229.86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시총도 3조4570억달러로 불어 시총 1위를 탈환했다. 이날 애플과 관련, 특별한 호재는 없었다. 애플은 그동안 AI 투자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이유로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애플은 삼성전자보다 더 늦게 AI를 탑재한 휴대폰을 내놓는 등 그동안 AI 투자에 소극적이었다. 이에 따라 다른 빅테크 기업에 비해 AI에 상대적으로 덜 노출돼 있다. 이같은 상황이 오히려 복이 된 것이다. 이에 비해 월가의 대표적 AI 수혜주 엔비디아는 17% 정도 폭락하는 등 중국발 AI 충격을 크게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