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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 컬럼> 2026년, 생존을 넘어 영향력을 행사해야..

김동찬 (뉴욕 시민참여센터 대표)

2025년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세계 질서가 무너진 해였다.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는 균열을 넘어 해체 단계에 접어들었고, 기술은 인간의 보조 수단을 넘어 문명의 방향을 좌우하는 권력이 되었다.
흔히 말하는 ‘거대한 재편(Great Reset)’은 더 이상 추상적인 담론이 아니라, 일상의 조건을 바꾸는 현실이 되었다.

이제 2026년이다. 이 해는 혼돈이 일상이 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질서가 자리 잡기 시작할 것인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 거대한 흐름 한가운데에 미주 한인 사회도 서 있다.
2025년을 관통한 두 가지 키워드는 분명했다. 미국 우선주의의 귀환, 그리고 AI 권력의 실체화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등장은 미국이 더 이상 세계의 경찰 역할이 아닌 약자위에 올라서는 강자의 길을 택했다. 보편 관세, 동맹국에 대한 비용 전가, 보호무역의 강화는 글로벌 공급망을 흔들었고, 세계 각국과 개인에게 하나의 메시지를 남겼다. 안보와 경제는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냉혹한 현실이다.

기술 영역에서는 인공지능이 결정적 변곡점을 넘었다.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과학 연구, 에너지, 제조 시스템을 스스로 설계하고 실행하는 ‘자율적 주체’로 부상했다. 인간 문명의 운영 방식 자체가 바뀌기 시작한 해였다.
2026년을 둘러싼 환경은 극단적으로 양면적이다. AI는 이제 실험 단계를 넘어 생산성 향상이라는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제조업과 바이오 분야에서의 AI 결합은 질병, 자원, 비용 문제에 돌파구를 제공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림자도 짙다. AI는 사회 진입 초보들이 일할 기회를 뻬앗고 있고 다양한 지식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 또한 보호무역의 고착화는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키우고 있다. 국제 규범은 힘의 논리에 밀리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와 중동을 넘어 세계 곳곳이 잠재적 분쟁 지대로 변하고 있다.

이 격변은 미주 한인 사회에 더욱 직접적으로 다가왔다. 강화된 이민 정책은 서류 미비자뿐 아니라 합법 체류자들까지 불안 속에 몰아넣었다. 영주권과 시민권 절차의 지연, 심사 강화는 한인 가정의 일상을 흔들었다. 동시에 고물가와 고금리는 자영업 비중이 높은 한인 경제에 치명적 부담이 되었고, 한인 상권의 세대교체를 앞당겼다. 2025년은 한인 사회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생존의 재정의’를 강요받은 해였다.
그래서 2026년 미주 한인 사회가 가져야 할 관점은 분명하다. 더 이상 버티는 공동체가 아니라, 영향력을 행사하는 공동체로 이동해야 한다.
유권자 등록과 투표가 결국 최고의 방어막이다. 2026년은 한인 표가 지역 정치에서 ‘결정적 한표’로 작동하도록 집단화 하고 1세대 중심의 권익 정치에서 한발 더나아가, 2·3세 리더들이 주류 의제를 직접 다루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전통적 ‘협회’ 모델은 한계에 다다랐다. 이제 필요한 것은 1세대의 자본과 경험, 2세대의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결합한 실무형 하이브리드 조직이다. 친목 중심의 커뮤니티에서 민족 공동체의 정체성, 비즈니스와 정치, 공동체의 복지와 교육등 공공성을 함께 설계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AI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도구가 되었다. 한인 자영업은 디지털 물류, AI 고객 관리,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홍보와 배달 시스템 도입, 인건비 상승과 구인난 등을 돌파해야 한다. K-푸드와 K-뷰티라는 브랜드 자산을 디지털과 결합해, 한인타운이라는 물리적 경계를 넘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

미국 사회에서 소수계 간 갈등이 심화될수록, 한인 사회는 조정자이자 연결자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타 소수계와의 연대를 강화하고 그 속에서 보편적 권익을 주장할 때, 한인의 목소리도 커진다.
2026년은 미국 건국 250주년을 앞두고 국가 정체성이 재정립되는 시기다. 이 흐름 속에서 미주 한인들은 더 이상 ‘손님’이 아니다. 이 사회의 방향을 함께 설계하는 주체다.
변화는 피할 수 없다. 그러나 그 변화가 성장의 파도가 될지, 쇠락의 소용돌이가 될지는 준비된 연대와 실용적 선택에 달려 있다. 2026년은 바로 그 갈림길에 서 있는 해다. (동찬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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