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근로자의 40% 가까이 의료보험 추가 비용 부담 과도
병원 가거나 처방약 사길 꺼려 3분의 1은 병원비로 빚 지기도
” 밤인 만지오네를 영웅시하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의료보험회사 CEO 총격 살해 사건을 계기로 일부 계층에서 의료보험 회사들에 대한 집단적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 보도했다.
소셜 미디어에서 살인범을 칭찬하는 반면 브라이언 톰슨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CEO의 사망에 대해선 개탄하지 않는 글이 올라온다. 톰슨은 두 아들을 두고 있다. 톰슨이 미국 의료제도 위기를 만든 악당이라는 글도 있다.
살인 용의자 루이기 만지오네 (위 사진)의 신분과 사진이 공개되면서 일부에서는 그를 옹호하며 박수를 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미 외교위원회(CFR) 산하 의료제도 전문 매체 싱크 글로벌 헬스의 은시칸 아크판 편집국장은 “의료 보장을 받지 못하고 소득 불평등으로 상실감을 느끼는 대중들의 반응”이라고 말했다.
팀 웨닝거 미 노트르댐대 교수는 “의료보험에 사람들이 실망하는 것은 정당한 일이며 직접 정의 실현에 나선 것으로 지지하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용의자 만지오네는 척추 디스크 수술 뒤 가족 및 친구들과 연락을 끊고 은둔하면서 주변에서는 그의 정신 상태를 우려했다.
만지오네가 유니아티드헬스케어 또는 모회사 유나이티드헬스 그룹과 분쟁을 겪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그의 가방에 있던 짤막한 글에서 만지오네는 유나이티드가 “너무 커져 우리나라에서 엄청난 이익”을 갈취한다고 썼다.
만지오네는 뉴욕으로 이송 여부를 결정하는 펜실베이니아 주 재판정 앞에서도 “말도 안되는 일이며 미국인들의 지성에 대한 모독”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그는 유나이티드헬스케어의 시가총액이 늘어나는 것과 달리 미국인의 수명이 늘지 않았으며 기업들이 “엄청난 이익을 착취해왔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런 기생충들이 응분의 대가를 치렀다. 분란과 공포를 일으킨 것에 사과하지만 해야 할 일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여론조사 전문가 마이클 페리는 예전에는 잘사는 사람들이 의료제도에 만족했지만 지금은 불만이 크다고 지적했다. 잘사는 사람들조차 보장이 충분한 의료보험에 가입하기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비영리 의료보험 영구단체인 커먼웰스 펀드의 연구에 따르면 노동자 계층 성인의 5명 가운데 거의 2명이 의료보험에 추가로 내야하는 비용부담 때문에 병원에 가거나 처방약을 사길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비용이나 치과비용 때문에 빚을 졌다는 사람도 성인 노동자의 의 거의 3분의 1에 달한다.
의료보험 회사들은 이익을 내고 있다. 피살된 톰슨 CEO가 관장한 부문은 500만 명의 가입자가 있으며 지난해 28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톰슨 CEO는 지난해 보수로 102만 달러를 받았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의료보험사 임원들의 높은 보수에 대한 분노가 두드러지게 분출되고 있다. 임원들이 즐겨 입는 조끼를 조기로 게양해 톰슨을 조롱하는 밈이 인터넷에 올라 있다.
유력 부동산 사업가의 아들로 사립고등학교 졸업생 대표 연설을 하고 아이비 리그 대학을 나온 만지오네를 노골적으로 응원하는 글도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다.
미국에는 산업혁명 시기 이전부터 사람들이 직접 권리를 지켜야만 했던 역사가 있기에 살인 용의자를 정의를 실현한 사람으로 묘사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
미 산타클라라 법대 마이클 애시모우 교수는 “모든 사람들의 의료보험회사가 제대로 보상하지 않아 억울하다고 생각한다. (만지오네를 영웅시하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